국회 대정부질문서 밝혀…“협상 때 위험부담 잘 판단하라고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대표적 자원개발 실패 사례로 꼽힌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 사실을 2009년 인수 협상 당시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시인했다. 다만 강 사장에게 위험도가 높은지 잘 판단해보라는 취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그날 공공기관 워크숍 등 바쁜 스케줄이 있었는데, 5~10분 동안(강 전 사장이) 그때 하류부분을 같이 인수하지 않으면 팔지 않기로 했다는, 사정 변경이 생겼다는 취지로 물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당시는 날(NARL·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이 어떤 회사인지 파악이 덜 돼 있었다”면서 “그래서 하류부문 정유사업을 해보지 않았으니 위험 부담이 있지 않느냐. 잘 판단해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공사 사장이 5분 정도 얘기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도 리스크를 고려해 대응하라고 답변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관에게 산하 공기업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있지 않느냐는 야당 의원의 추궁에 최 부총리는 “장관의 산하 공기업 감독권은구체적 사업에 대해 하라마라 하는 것이 아니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업무를 수행하는지 감독하는 것”라며 “개인의 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라 절차에 따라 됐는지 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강 전 사장은산업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던 최 부총리에게 사전 보고를 했고, 최 부총리가 ‘잘 검토해 추진하라’고 답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강 전 사장의 증언 이후 논란이 일자 최 부총리는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 고 했지만 이날은 보고 청취를 한 사실 자체는 시인한 것이다.
석유공사는 2009년 하베스트사와 자회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을 함께 인수했지만 이후 NARL이 매년 약 1000억 원의 적자를 내자 매각을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봐 부실매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야당이 자원외교 실패 공격에 대해선 “자원 개발은 조금 중장기적 시각에서 봐야 한다”면서 “국민 혈세와 관련한 부분이기 때문에 관리 감독 규정을 정비하는 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