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약세에 판매 예상 상회...美 경제 회복ㆍ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전망 밝아
일본 자동차업계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미국에서 예상을 웃도는 10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1위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10월 미국 판매가 전년에 비해 6.9%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6.4%보다 증가폭이 큰 것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와 대형 SUV인 하이랜더의 판매가 월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전체 판매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토요타는 설명했다.
빌 페이 토요타그룹 부사장은 “10월 판매는 10년 만에 최고였다”며 “경제 성장과 연료 가격 하락이 SUV 판매의 증가로 이어졌고, 2015년형 모델을 출시한 대표 모델 캠리의 수요 역시 좋았다”라고 밝혔다.
닛산의 10월 판매는 13% 늘었다. 크로스오버 차량인 로그의 판매가 14% 늘었고, 소형 모델 센트라의 판매는 56% 급증했다.
혼다 역시 5.8%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면서 일본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31일 추가 금융완화에 나서면서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 중 114엔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크라이슬러의 판매는 22% 급증한 17만480대를 기록하면서 북미 ‘빅3’ 중 최고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다. 10월 판매 수치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지프 판매가 52% 급증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미국 1위 제너럴모터스(GM)의 10월 판매는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예상치인 3.1%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2위 포드의 10월 판매는 1.8% 줄었지만, 4.3% 감소할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98달러로 떨어진 것도 SUV를 포함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증가세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월 미국 차 판매는 128만대로 전년 대비 5.6% 늘었다. GM은 업계 전체의 10월 판매가 연율 1640만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지난 9월까지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7개월 연속 연율 1600만대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고,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자동차 판매 역시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프 슈스터 LMC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SUV의 두 번째 호황기가 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