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채권단, STX중공업 플랜트 사업 분리매각 검토

입력 2014-11-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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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협약(채권단공동관리)을 추진중인 STX중공업의 분리매각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채권단은 STX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익성이 낮은 플랜트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엔진 사업 부문에 경쟁력을 집중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후보들에게 회사의 대략적인 소개를 담은 티저레터(teaser letter·투자유인서)를 발송했다.

채권단이 STX중공업의 분리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수익성이 낮은 플랜트 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내 부실을 청산하고, 선박 엔진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경영합리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STX중공업은 그룹의 유동성 위험이 확대되며 지난해 9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지만, 업황 악화로 수익기반이 크게 훼손돼 경영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STX중공업은 영업실적 저하와 대규모 비영업비용 발생으로 5761억원(별도기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업황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비용 등 적자가 지속되며 2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기간 잉여현금흐름은 -5443억원과 -410억원을 기록해 사실상 영업만으로는 차입금을 막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STX중공업의 총차입금은 1조605억원(별도기준)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플랜트 건설과 설계를 담당하는 플랜트 사업 부문은 올 1분기에만 1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인수합병(M&A)업계 한 관계자는 “STX중공업의 경우 플랜트 사업의 경쟁력이 높지 않고, 엔진 사업부와의 시너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채권단이 플랜트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엔진 사업부를 STX엔진과 합병해 경쟁력을 키우자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단은 최근 STX중공업과 STX엔진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두 회사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부 매각은 수익성 악화로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관계자는 “티저를 받아 인수 여부를 검토했지만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서 수백억대의 적자를 보고 있어, 해당 손실을 보전해 줄 경우 거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로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그룹 구조조정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STX중공업의 분리매각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여러가지 구조조정안 중 하나로 구체적인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조조정 윤곽이 드러나고 올해 사업보고서가 제출되는 내년 3월 이후에나 STX중공업의 주식매매거래 재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TX중공업은 자율협약에 따른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각각 농협(18.72%), 한국산업은행(15.97%) 등 채권단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5월 STX그룹은 채권단에 주력계열사인 STX조선해양에 자율협약을 요청했고, 연이어 STX, STX중공업, STX엔진까지 자율협약을 신청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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