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사립대학의 투명한 운영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사립대 재정·회계 지표'를 최초로 공개한 가운데 교육비 투자비율, 장학금 규모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상위 10% 학교와 하위 10% 학교 간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무려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사립대 재정·회계 지표'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항목은 3개 분야(교육투자, 재무안정성, 법인책무성)에 △학생 1인당 교육비 △교육비환원율 △장학금 지급률 △이월금 비율 △등록금 의존율 △부채비율 △법인전입금 비율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학교운영경비 부담률 등 9개 세부지표로 구성됐다.
대부분을 상대평가로 백분위 기준 5개 등급으로 나눴고, 별표 개수 5개는 상위 10%, 4개는 10%초과~30%, 3개는 30%초과~70%, 2개는 70%초과~90%, 1개는 하위 10%로 표시했다.
이 중 총 교육비를 재학생 수로 나눈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별표 5개에 속한 상위 10% 학교가 지난해 평균 2844만원을, 가장 낮은 등급인 별 1개 하위 10%는 평균 737만4000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표가 많을수록 학생에 대한 연구비, 장학금 등에 투자 성향이 높은 것을 뜻한다. 총 교육비를 등록금 수입으로 나눈 비율인 '교육비 환원률' 역시 상위 10% 학교가 394.5%, 하위 10%는 113.68%로 큰 차이를 보였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 비율인 '장학금 지급률'도 상위 10%가 49.79%인 반면 하위 10%는 11.29%에 그쳤다.
이월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예산편성을 했는지 확인하는 '이월금 비율'에선 상위 10% 학교가 0.31%로 미사용 차기 이월자금이 적었지만, 하위 10% 학교는 22.06%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이월금이 많았다.
또한 등록금 수입을 총 자금으로 나눈 비율인 '등록금 의존율'에서도 상위 10%는 28.91%, 하위 10%는 76.03%로 차이를 보였다. 부채 비율에선 19개 학교가 부채가 제로 상태였고, 하위 10%인 15개 학교는 26.23%로 재정 건전성이 취약했다. 나머지 학교들의 부채 비율은 모두 10%를 넘지 않았다.
학교예산으로 들어오는 재단의 법인전입금을 학교운영수입으로 나눈 '법인전입금 비율'은 상위 대학이 30.29%인 반면 하위 대학은 0.09%로 1%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소득액 중 학교회계로 전출한 금액의 비율인 '학교운영경비 부담율'에서도 상위권과 하위권의 차이는 컸다. 절대평가 항목인 이 기준에서 상위 96개교는 평균 120.95%를 나타냈지만, 하위 22개교 수익재산 소득에서 학교에 쓰인 금액이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다만 대학의 재정·회계 상태는 지역적 특성, 일시적 자금 관리, 재학생 현황 등 개별학교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개별 지표들은 사립대학의 재정·회계 상태를 나타내지만, 특정 회계연도의 상태만으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월금 비율의 경우 해당 대학이 불가피한 목적으로 재정수입을 이월하는 경우가 있어, 특정 연도의 지표만 갖고는 교육투자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이번 지표 공개를 통해 학생·학부모의 대학 정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립대학의 재정·회계 상태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표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