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 “‘우리는 형제입니다’ 한 장면, 고급 연기 상상했지만 부끄럽기도” [스타인터뷰②]

입력 2014-11-0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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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주연 배우 김성균.(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어머니를 찾기 위한 긴 여정 가운데, 오랜 만에 20년 만에 만난 두 형제는 묵은 회포를 풀 겨를도 없이 상황 속에 휘말렸다. 미국으로 입양돼 목사가 된 형 상연(조진웅)과 홀로 남겨진 채 무속인이 된 동생 하연(김성균)은 흐른 세월만큼 달라진 가치관과 경험을 가졌다. 앵벌이 하는 여자아이를 바라보는 엇갈린 두 형제의 시선에서 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두 형제의 갈등은 이 장면에서 불거지고,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는 오해를 안은 동생 하연의 속내가 폭발한다.

“연극을 하면서 저는 많은 훈련을 거듭했습니다. 연극을 통해 질렀다가 속삭이는 등 강약, 중간약과 같은 세기 조절을 고려했죠. 사실 저는 그 장면에서 이런 고급스러운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극중 목사인 형에 비해) 화만 내다보니 말이었죠.”

이 장면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치며 김성균은 “연극배우 답지 않게 숨이 딸려 침도 나오는 등 어설픈 액팅이 돼버렸다. 훈련된 배우가 하지 않은 것 같다. 결국 그 장면은 지금도 부끄러움으로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로미오와 줄리엣’, ‘오이디푸스’, ‘라이어1탄’, ‘룸넘버13’ 등의 작품을 거친 김성균은 오랜 연극배우 생활을 해왔다. 그의 연기를 지탱하는 단단한 뿌리는 무대에 있다.

“땀에 젖어서 연기를 해본 지가 오래인 것 같습니다. 무대가 생각나는 이유는 조명 아래 땀에 흠뻑 젖어서 그렇게 연기하는 그 순간이 너무 그립기 때문이지요. 언젠가 연극, 영화 구분 짓지 않고 병행할 수 있는 적당한 환경, 때가 분명히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땐 조진웅 형과 같은 무대에 서고 싶네요.”

▲극중 김성균이 맡은 하연은 고아원에서 생이별한 형 상연과 30년 만에 만났다.(사진=쇼박스)

김성균은 “NG가 없는 연극은 무대에 나아가 첫 발을 내딛고, 가슴을 칠 때까지 관객에게 후회 없는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 반면 영화는 가장 최상의 순간을 뽑아내 기록해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각각의 매력을 꼽았다. 이처럼 각기 다른 장르에서 연기를 선보인 경험을 가진 그는 각광받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름에 내리는 눈’, ‘허삼관’, ‘명탐정 홍길동’, ‘살인의뢰’ 등의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있을 정도다.

“굉장히 운이 좋았던 케이스입니다. 그저 순간 순간 맡은 역할을 잘 모면하려고 했고요. 부족한 연기를 들키지 않고 해온 작품이 잘 되었을 뿐이지요.”

연기 열정을 갖고 박차를 가해온 김성균은 겸손함으로 “‘난 참이 운이 좋구나’라고 생각도 하지만, 계산하고 움직였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자신이 만나려는 대중과 접점에서 역력히 고민한 흔적을 내비치는데 주저함이 없없다.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스무살에 대학생이자, 굉장히 코믹한 캐릭터를 맡았지요. 이번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캐릭터 하연은 그 이후 하기에 적당했던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저를 삼천포로 기억하는가 하면, 악역 전문 배우로 보시지요. 다행스럽게도 그 중간을 잇는 역할로서 대중에게 박힌 이미지를 천천히 지워가기에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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