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작업체 1300여곳 달해… 드라마서 예능으로 영역 확장
지난 16일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보수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SBS 측이 공식 사과와 함께 밝힌 이유는 ‘외주제작’의 한계였다. 외주제작은 지상파 방송3사는 물론 제작 환경 깊숙이 자리잡았다. 독립제작사협회에 따르면 지상파 외주제작 프로그램 비율은 1991년 3%에 불과했지만 2014년 40%대까지 확대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은 방송 3사의 드라마 외주제작 비중이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외주제작사가 2014년 1300여 곳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송사들은 예능, 드라마 제작에 있어 인력, 재정 등을 이유로 외주제작에 권한을 위임했다. MBC 드라마 ‘내 생애 봄날’과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야경꾼 일지’, 한석규 주연의 SBS 드라마 ‘비밀의 문’ 등 안방극장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외주 제작이 아닌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들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측은 “방송가에서 외주 제작은 이제 당연시된 현상이다. 드라마의 편수가 미니시리즈에서 주말드라마까지 크게 확대된 상황이고, 캐스팅, 광고, 스태프 운영 등을 방송사가 일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능의 경우 과거 외주제작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아 드라마만큼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2008년 외주제작사 DY에서 제작된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의 성공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 ‘코이카의 꿈’, TV조선 ‘하모니’ ‘남남북녀’ 등을 제작한 유명 외주제작사 온다컴에 의해 제작됐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역시 얼반웍스미디어를 제작사로 두고 있으며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외주제작됐다. 반면 예능계에서는 외주제작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2010년까지 디초콜릿이앤티에프에 의해 제작되다가 MBC 자체 제작으로 돌아섰고, ‘무한도전’은 2012년 외주제작 논의가 진행됐지만 출연진, 시청자의 반대에 무산된 바 있다.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과 MBC ‘일밤-매직콘서트’를 제작한 코엔미디어의 김세진 PD는 “예능에서의 외주제작은 드라마만큼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지금은 종편과 케이블의 활성화로 갈 곳이 많아 상황이 좀 나아진 편이다. 문제는 불안정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