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규모 건설사들 '가스배관 입찰담합' 조사 박차

입력 2014-10-3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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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건설사들의 가스배관 공사 입찰 담합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주배관공사 입찰에서 공사구간을 나누거나 들러리를 서는 등의 방법으로 담합한 건설사 20곳을 조사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진술을 받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며 "연내 전원회의에 상정한다는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개 건설사는 한국가스공사가 2009년 5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발주한 LNG 주배관공사 입찰에서 업체간 경쟁을 피하고자 여러차례 모임을 갖고 각 공사구역의 낙찰 회사, 입찰 가격 등을 협의했다.

특히, 건설사 20개 중에는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삼성물산, GS·SK·한화·대우건설 등 '빅7' 건설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투찰 가격을 공사 예정가격의 80∼85%로 합의했다.

담합이 이뤄진 공사구간의 총 낙찰가격(1조7933억원)은 예정가격(2조1천296억원)의 84.21%다. 담합이 없었던 공사구간의 낙찰률은 70.49%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담합으로 인해 약 3천억원(2조1천296억원×13.72%)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앞서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건설사 임직원 50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SK건설 김모(54) 상무와 두산중공업 이모(55) 상무를 구속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제보자가 공정위에 먼저 신고했지만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공정위 직원을 상대로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한편, 건설사들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경찰과 공정위라는 두 국가기관으로부터 이중처벌을 받는 셈이라며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정위와 경찰이 이 사건을 놓고 경쟁하듯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경찰의 수사로 자존심을 구긴 공정위가 너무 강경하게 조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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