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장보리’ 52부작의 대장정을 거쳐오는 동안 오연서는 스스로에 대한 한계와 아쉬움도 체감했다.
“작품이 길다보니 매 순간 집중하긴 어려워요. 극중 감정의 변화도 많았지요. 준비 과정까지 8개월인데 기분 좋을 때, 기분 안 좋을 때도 있었죠. 아직까진 컨트롤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때론 집중을 못 한다거나 내공이 부족해서, 어떤 날은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연기가 너무 힘들었지요. 연기는 마음에서 나오는 게 많은 것 같아 마음을 다잡는게 중요하더라고요. 자신감이 결여 돼있을 때는 흔들릴 때도 있었고, 댓글 등에 상처받을 때도 있었지요.”
오연서는 사실 자신을 둘러싼 ‘외모 비난’, ‘연기 지적’에 대한 댓글 2가지를 가장 힘들게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전과 다른 자신만의 평안을 찾고 있다. 인기를 영위하거나 스타가 되는 것에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 그 비결이다.
“사실 잘 휩쓸리고 상처도 많이 받는 편이거든요. 스타를 향한 갈증을 포기했더니 그 만족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더라고요. 예전에는 이상한 사진이 뜨면 신경 쓰거나 했다면 이젠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런 것으로부터 느끼는 행복감이 굉장히 크지요. 작은 것이지만 여유로워지고, 마음이 충만해진답니다.”
이보다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이 더 많은 그녀일 것이다. 무엇보다 삶의 가치에서 더 중한 것을 깨달았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요. 굉장히 행복해하고 싶어요.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마음이 충만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지요.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습니다. 어서 어른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하기도 해요. 마흔을 막 넘긴 이모와 이야기했는데 20대 때와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전 16세에 멈춰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더 성숙해지고 싶고, 단단해지고 싶습니다. 잘 이겨나가고 싶지요.”
그간 쏟아지는 관심 속에 놓여온 오연서는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대신 연기로서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일순위다.
“‘왔다! 장보리’ 작품이 화제도 많이 됐고 사랑도 많이 받았는데, 사실 겁나기도 해요. 일단 저는 계속 밝은 모습을 시청자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를 진심으로 연기하고 싶었어요. 물론, 연기를 할 때는 진심처럼 연기할 순 없지만, 문득문득 진심이 묻어서 나온다고 믿어요. 때로는 마음이 느껴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황영희 엄마(극중 보리를 키운 도씨 역, 연민정 생모)를 보면서 많이 느꼈어요. 진심으로 연기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예요. 존경하는 선생님 중에도 마음 울리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얼굴이 예쁘고, 스타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제 바람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