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시켜 청부살해...7개월 간의 끈질긴 추리극 재구성해보니

입력 2014-10-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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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시켜 청부살해

(연합뉴스TV 보도화면 캡처)

조선족을 시켜 자신과 소송을 벌이던 상대방을 청부살해한 건설사 대표와 공범들이 덜미를 잡혔다. 7개월 만에 이들을 잡아낸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5일 살인교사 및 살인 등의 혐의로 S건설업체 사장 이모(54)씨와 조선족 김모(50)씨, 브로커 이모(58)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브로커 이씨와 조선족 김씨에게 자신과 5년간 소송전을 벌여온 K건설업체 사장 A(59)씨를 살해하라고 사주했다.

브로커 이씨를 통해 청부를 받은 조선족 김씨는 지난 3월 20일 오후 7시 20분쯤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건물 1층 계단에서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자마자 강서경찰서 강력 7개 팀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2개 팀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우선 현장 인근 폐쇄회로카메라(CCTV)를 통해 범행 직후 급히 도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인물을 찾았다. 화면에 나타나는 인물은 ‘점’으로 보일 정도로 작았지만 경찰의 눈을 피하진 못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성인들에게 드물게 나타나는 ‘내족보행’을 한다는 점도 알아냈다. 내족보행을 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특이한 걸음걸이를 간파한 것이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인근 지역 주민 5900여명을 개별적으로 면담했다. 하지만 여기서 별 성과가 없자 CCTV를 다시 분석했고, 이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경찰은 용의자가 3월 6일 공항동 앞을 걸어갔다가 약 3분여만에 돌아오는 장면을 확보한 후 3분 안에 다녀올 수 있는 인근의 현금인출기와 공중전화 등을 뒤져 조선족 김씨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적인 방법도 동원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씨의 키를 알아내는 신장계측을 했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는 걸음걸이 분석 등을 통해 영상 속 인물과 김씨가 동일인지를 측정했다.

과학적 분석 결과 김씨가 용의자와 유사하다는 결과를 얻은 경찰은 지난 6일 김씨를 안산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이어 8일과 10일 경기도 수원에서 살인을 사주한 건설회사 사장 이씨와 브로커 김씨를 검거했다.

조선족을 시켜 청부살해한 인물들이 잡혔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조선족 시켜 청부살해, 정말 치밀하게 준비했구나”, “조선족 시켜 청부살해, 경찰이 정말 끈질기게 추격했네”, “조선족 시켜 청부살해, 경찰 살아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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