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바다이야기'가 온 나라를 떠들석하게 만들고 있다면, 증권가에서는 '장하성펀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태광그룹 계열의 대한화섬 지분 5.15%를 매입하며 수면 위로 부상한 '장하성펀드'의 정식 명칭은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Korea Corporate Governance Fund)다. 그동안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왔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주도적으로 결성했고, 현재도 고문을 맡고 있는 탓에 '장하성펀드'로 불린다.

이 펀드의 목적은 왜곡된 지배구조로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후, 해당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을 얻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올해 4월부터 국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1200억원~1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집해,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에 등록된 역외펀드다.

미국 버지니아대, 조지타운대 재단,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외 10여개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은 소버린간 경영권 다툼에 개입했던 라자드의 계열사인 라자드에셋 매니지먼트이며, 이 때문에 장하성펀드와 소버린이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장하성 교수는 이와관련,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뷰에서 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리(한국이름 이정복)와의 신뢰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소액주주운동을 한 10여년간 수백명의 펀드매니저를 만나봤지만,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 일관성있는 펀드매니저는 3명뿐이었다. 그 중 한국인 1명이 존 리다 …(중략)… 라자드 회장에게도 존 리의 독립적 운용을 명확히 요구했다. 펀드 성공의 90% 이상은 펀드매니저에게 달렸다. 존 리가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 펀드도 옮긴다." (한겨레신문 29일자)

장 교수는 이 펀드의 고문으로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받는 수익금을 전액 사회공익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장하성펀드가 대주주 지분이 70%가 넘는 대한화섬을 5.15%만 매입한 것과 관련해 시장에서 지배구조 개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분 자체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5% 이상 주주에게 부여되는 상법과 증권거래법상 권한의 위력은 만만치 않다.

우선 1%의 지분 요건을 두고 있는 대표소송제기권과 위법행위 유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 3%의 지분이 필요한 주주제안권,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회계장부 열람권, 이사해임 청구권 등도 갖게 된다.

그동안 장하성 교수는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대표소송제기권 정도를 행사했지만, 대한화섬에 대해서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다. 가령, 회계장부 열람권을 활용해 회사의 서류를 검토한 후 주총 소집이나 이사해임청구권 등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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