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등 메리트 적어 기업들 외면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지 반년이 지났지만 생명보험사들의 계약 건수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간 583건(193억7800만원)의 퇴직연금 계약을 체결으며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29건(37억원), 36건(17억4000만원), 미래에셋생명은 111건(21억원)의 계약을 유치했다.
손해보험사들의 실적도 저조하다. 삼성화재가 46건(12억2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계약을 체결했으며 LIG손해보험 16건(2억7300만원), 현대해상 12건(4억3000만원), 동부화재 7건(1억1200만원)이 뒤를 이었다.
보험업계는 제도 시행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실적은 당초 기대를 크게 밑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데다 세제혜택이 기존 상품과 차이가 없어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려는 기업이 드물다”고 말했다.
근로자측은 중간정산이 안된다는 이유로 전환을 꺼리고 있으며 사용자측은 노조에게 과도한 반대급부를 제공하면서 까지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퇴직연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가 다른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업계는 세제혜택 강화 등 기존 상품에 대한 뚜렷한 특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퇴직연금 영업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퇴직연금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정부는 지난달 퇴직연금 제도 조기정착을 위해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등 13개 공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공기업도 노조의 반발로 가입이 여의치 않아 조폐공사 정도만 가입이 결정됐으며 나머지 공기업은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 퇴직연금 활성화에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