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팬택 박병엽 부회장

"스스로 워크아웃 기업이란 각오로 일해 흑자전환 성공"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을 각오를 하면 살 것'이라는 뜻의 이 말은 최근 팬택계열 박병엽 부회장이 입버릇처럼 되씹는 말이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은 지난해 각각 217억원, 1283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일 저녁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이 가벼운 식사나 하자며 기자들을 불렀다. 하지만 박 부회장의 모습에는 가벼운 식사자리와 맞지않게 시종일관 비장감이 흘렀다.

이 자리에서 박 부회장은 "(지난해)스스로 워크아웃 당한 기업이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면 정말 워크아웃 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정말 마음속으로 워크아웃 중이라고 되새겼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박 부회장의 워크아웃은 "단순히 외부에 의한 강제적인 워크아웃이 아닌 스스로 자발적인 워크아웃을 통해 내실을 다지자"는 데 있었다.

다행히 박 부회장이 부르짖었던 '생즉사 사즉생'이 직원들의 마음과 '통(通)'했는지 팬택은 지난 1분기에 매출 3876억원, 영업이익 176억 원(4.5%)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 분기대비 46%,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으며 수익성은 전년동기 대비 117% 성장을 기록하는 선전을 보였다.

그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금도 "실패할 경우 구차하게 살아남느니 깨끗하게 사라진다는 각오로 다시 한번 팬택계열의 재도약을 만들어 내겠다. 지켜봐 달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적자가 무서운 것은 한번의 적자로 인해 회사 자금사정이 나빠지기 때문만이 아니다. 한번의 적자가 만성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일(日)요일은 일(Work)요일이다

요즘 팬택에 대한 무수한 소문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임원들이 일요일 휴일을 반납하고 근무를 계속하고 있어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최근 팬택계열에 대해 이런저런 안 좋은 소문들이 돌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이런 소문은 밖에서 볼 때 회사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니 결국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도 좋아했던 골프를 끊을 정도로 일에 전념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2000년 여름 골프에 입문한지 6개월 만에 ‘싱글’을 기록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골프장을 찾던 그가 지난해 11월 골프를 끊었다. 그리곤 일요일에 꼬박꼬박 회사로 출근하면서 임원들도 자리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은 비록 이렇게 시작됐지만 박 부회장이 일요일 정상근무를 하면서 계열 전체 임원이 일요일 회의를 갖는 등 일요일 정상근무가 정착화됐다.

◆ 91년 자본금 4000만원 삐삐 제조업체로 출발

팬택의 성공신화는 곧 박 부회장의 지난 15년 간 성공신화와 연결된다. 지난 91년 자본금 4000만원 삐삐(무선호출기) 업체로 시작한 팬택은 그 동안 연 평균 6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해왔다. 90년이후 창업한 한국 기업 중 매출액 1조원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팬택계열이 유일하다. 지난해 매출은 4조원대, 직원수는 4300여명에 이른다.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선 대 회장들이 일궈놓은 기업을 2~3세 경영인들이 물려받은 점을 감안하면 맨땅에서 기업을 일으켜 자수성가한 박 부회장이 더욱 눈에 띈다.

박 부회장은 스스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태생적부터 재벌이었던 기업들과 싸워서 이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만 해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의 경영능력 중 가장 타월 하다고 평가받는 것이 '승부사 기질'이다. 그는 97년 삐삐 제조업체에서 CDMA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로 몸바꿈을 선언한다. 박 부회장은 "당시 뒤늦게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는 주변의 우려를 무시하고 사업 진출을 강행했던 것이 오늘날의 팬택이 있지 않았나"고 자문한다.

또한 2001년에는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큐리텔을 인수해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변신시키더니 지난해는 SK텔레콤 단말기 자회사 SK텔레텍을 인수합병해 당당히 국내 2위 휴대전화업체로 키우는 승부사 기질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박 부회장은 "(회사가)현재 매우 중대한 전환점에 서있다"며 "우리는 지금 전쟁중"이라며 앞으로 팬택의 걸어갈 길에 대한 물음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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