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초강력 규제는 최근 일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01년 그때까지 철저히 '방임'했던 민간사업인 재건축에 처음으로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적용했다. 이 제도는 전용면적 25.7평형 이하를 30%까지 넣고 나머지 70%는 알아서 하라는 제도였다.
그후 재건축 값이 폭등하면서 재건축 규제의 강도는 날로 더해갔다. 2003년 6월들어서는 드디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급조되면서 재건축은 공공사업의 한 분류로 포함됐다. 2003년 10.29대책에 따라 소형평형의무비율이 강화되면서 20평형대도 20%이상을 지어야 하는 등 정부는 재건축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건축 가격은 잡히질 않았고 이에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대책은 참여정부 성격에 맞는 '쇼셜믹스'개념을 담았다.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넣어야하는데다 개발이익환수 등 자세히 따져보면 위헌적인 요소를 다분히 담은 대책이 계속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가 보기엔 재건축시장은 3년 전인 2003년 10.29 대책으로 이미 끝난 듯 하다.
그전까지 재건축은 이른바 5개 저밀도지구 재건축이라하여, 지난 97년 조순 서울시장 시절 정해진 저밀도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됐다. 도곡, 잠실, 반포 등 5개 저밀도지구는 용적률 280%에 사업이 추진됐고 그 결과 재건축의 새로운 '맛'을 시장에 선사한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들 5개 저밀도 사업이 반포지구 몇몇 주구를 제외하곤 다 끝난 지금에 와서 재건축은 더이상 시장의 주역이 될 수 없다. 일반분양을 부지기수로 늘려 조합원들은 분양대금 만으로 새집을 갖을 수 있었던 저밀도, 저층 아파트는 사라졌고, 이제 재건축은 은마나 청실, 반포한신같은 12층 이상 중, 고층 아파트만이 남아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중층재건축은 주거지역 종세분화에 따라 용적률 230%이하로 묶이게 됐고, 이 경우 늘릴 수 있는 용적률은 50%도 안돼 조합원들의 집 평수 넓히기에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강남지역만 들끓고 있다.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가 부지기수로 있는 여의도나 목동은 강남만큼 시끄럽지가 않다. 정부가 정해놓은 용적률만 갖고도 1대1 재건축이 불가피한데 여기에 임대아파트를 내놓으라니 집값이 뜨기는 전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도 강남은 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번 3.30대책에 따라 결정된 재건축 개발이익 부담금 적용 대상에서 피해갈 수 있는 8월 이전 관리처분단지의 경우 집값이 급등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가 아니더라도 재건축은 이미 끝장 났음에도 말이다. 이미 수익성은 마이너스로 결정된 강남 재건축이 오르는 이유는 전문가도, 본 기자도 쉽게 파악하긴 어렵다.
다만 한가지 고민을 해보자면 아마도 미래가치 때문일 것이란 짐작을 해볼 수 있다. 지금 재건축을 막아놓으면 강남은 주택공급 부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테고, 결국 이 때문에 5년후 쯤에는 재건축 규제를 풀 수 밖에 없기 때문이란 기대일 수 있다. 여기에는 당초 강남대체 신도시로 계획된 판교가 임대아파트 비율이 40%에 달하는 '쇼셜믹스'신도시가 되버린 데 따른 실망감도 포함돼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자는 "그래도 재건축 사겠다는 사람은 있어요. 지금 사놓으면 서울시의 재건축 기본계획이 수정되는 5년 후보단 오를 것이란 생각인 것이죠. 지금 이 상태는 오래 갈 수가 없습니다. 정부의 현 재건축대책은 모두 즉흥적인 발상이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가든 열린우리당이 재집권을 하든, 결국 바뀔 수 밖에 없는 제도란 거죠"
그 중개업자에겐 강한 확신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정부의 정책을 불신하는 게 아니라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 강남 아줌마들. 정부계획 방식대로, 5년 앞 중장기를 바라봤을 때 정부의 재건축 정책은 실패로 접어들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