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동차 등 타격 불가피… 정유·석유화학업계도 환율 급변 대비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도 세계 경제가 그 시나리오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전자·자동차 등 국내 대표 업종의 긴장감은 크다. 삼성전자 등 전자업계는 남미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곳의 국가들이 금융위기까지 거론되자 신흥국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전자업체들의 남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매출 비중은 30% 안팎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기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아프리카 매출이 전체의 1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중남미 매출 비중은 12%다. 특히 남미 사업의 비중이 큰 동부대우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와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돼 경기가 악화하면 현지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신흥국의 경기악화를 고려해 인도 공장의 올해 생산목표를 지난해 대비 5.2% 낮춘 60만대로 잡았다. 터키 공장의 경우 현지 판매보다 유럽 수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은 터키 정부의 철도 신설과 관련한 추가 발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환율 급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외환시장 불안으로 환율 급락·급등이 지속되면 환차손을 피하기 어렵다. 이를 대비해 SK에너지는 사내 ‘환 관리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했고 SK경영경제연구소도 환율 변동에 따른 업종별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는 등 환율 리스크 최소화에 적극 나섰다.
임영석 수출입은행 조사역은 “신흥국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환율 급변에 따른 환차손, 현지 거래처 지급 거절에 따른 대금회수 위험 증가, 현지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축소 등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신흥국에 진출한 기업은 무역금융 관련 상품을 활용하거나 결재통화를 변경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