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서 온 편지…경찰에 "잡아주셔서 감사"

삼성 임원을 사칭한 수십억대 투자 사기로 구속된 피의자가 담당 경찰관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며 경찰서에 편지를 보냈다.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지능팀 서삼영(45) 경위 앞으로 서울구치소에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서 경위가 유사수신 혐의로 직접 검거해 조사했던 김모(55·여)씨.

김씨는 이모(33·여·구속)씨 등과 함께 '삼성전자 서울총판사무소'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차려놓고 삼성 임원이라고 속여 투자자 145명으로부터 총 8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다.

그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지만 도리어 자신을 검거해 구속으로 이끈 경찰관에게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편지에 "지금 이 순간 몸은 자유롭지 못해도 마음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 편안해 감사할 뿐"이라며 "그때 저를 잡아주시길 정말 잘 했다"라고 썼다.

그는 사기당한 사실을 알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투자자들을 피해 다니는 생활이 견디기 어려웠다고 편지에서 털어놨다.

김씨는 "서 경위님의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을 보면서 경찰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며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직업을 가지신 게 하늘에서 허락하신 천직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위로와 깊은 배려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편지를 받은 서 경위는 "경찰 생활을 20여년 했지만 구속 피의자에게서 감사 편지를 받은 건 처음"이라며 "특별하게 해준 건 없지만 얘기를 잘 들어주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넨 걸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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