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국고채 물량부담 가중…금리상승 압박 커져

9∼12월 국고채 월평균 발행량, 1∼8월 대비 12% 증가

내달부터 연말까지 월평균 국고채 발행 물량이 올해 1∼8월보다 10% 이상 늘어난다.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과 국내 보험·기금 등 주요 시장참여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국고채 물량 부담까지 겹쳐 금리상승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12월의 국고채 월평균 발행량은 7조9600억원으로,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의 월평균 발행량(7조800억원)보다 12.4% 증가할 전망이다.

연말로 갈수록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나는 것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때문이다.

올해 1∼4월의 국고채 월평균 발행량은 약 6조7000억원이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5월부터 이달까지는 월평균 약 7조5000억원의 국고채가 발행됐다.

정부가 올해 국고채 총발행 규모인 88조5000억원을 모두 발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남은 9∼12월에는 월평균 7조9600억원의 물량이 발행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10조원 덜 걷힌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총 발행 한도를 모두 채워 국고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채권업계는 올 4분기 월평균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나면 가뜩이나 안 좋은 수급상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일반적으로 국고채 발행은 연초부터 시장이 인지할 수 있는 예정된 이벤트이기 때문에 평시, 특히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재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금리 상승기에 공급 물량까지 늘어나면 금리상승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특히 국고채 발행량 증가는 상대적으로 투자심리가 취약한 장기물의 금리에 부담을 줄 수 있고 향후 장단기물의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국내 채권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고채 공급물량 증가로 수급 여건 악화까지 예상돼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매수 규모는 1조5800억원으로 지난달 동기(1조9400억원)보다 약 19% 줄었다.

같은 기간에 장기투자성향의 국내 보험과 기금의 원화채권 순매수 규모 역시 2조1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40%가량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국고채 직매입에 나선다면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역시 채권시장의 공급 부담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은행이 보유한 국고채 가운데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이 중에 1조1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만기가 9월에 도래한다.

업계는 만기도래에 따른 공백을 채우고자 한국은행이 이달 말 국고채 직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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