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황인데 무리한 요구만 하는 조합원도 골치올 상반기 수주 0원인 대형건설사 속속 생겨나…하반기에도 계획없어
“요즘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봤자 수지타산이 맞지 안 맞는데 어떡하나.”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재개발ㆍ재건축의 정비사업은 민간 건설사들에는 반드시 따내야 하는 핵심 사업에 속했다. 수천억원은 물론 1조원이 넘는 사업도 많았다. 재건축은 대부분 대규모 단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성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도움이 되는 ‘효자’ 사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부진에 시달리면서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은 서서히 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과거 대규모 사업을 척척 따내던 대형건사들이 올 상반기에는 수주액 ‘0’원을 기록하는 등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ㆍ삼성물산ㆍ대림산업ㆍ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의 재건축ㆍ재개발 수주액은 ‘제로’. 이는 2010년과 크게 대조되는 모양새다. 당시 삼성물산은 무려 2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내며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대림건설과 현대건설 역시 2010년에 각각 1조5468억, 1조2020억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 원인으로는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에 뛰어들어도 수익성이 맞지 않는데다가 조합원들이 현재 분위기와 동떨어지는 요구로 인해 빚어지는 마찰 등을 꼽고 있다. 또 추진해야 될 사업들도 현재 시장 상황상 시공사 선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요인이 되고 있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재개발ㆍ재건축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시장경제가 워낙 침체돼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 최근에는 포트폴리오 자체를 해외사업에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조합원들이 미분양의 위험은 떠안지 않으면서 추가분담금을 최소화를 고집하자 건설사들이 이같은 요구에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D 건설사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수주를 했더라도 건설사와 조합원 간의 입장 차를 좁히는 게 쉽지가 않다”며 “주민들은 호황기였던 2008년을 현재와 비교 하고 있느니 답답할 노릇이다”고 설명했다.
이들 건설사들이 올 하반기에도 구체적인 수주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걱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