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IT 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는 더욱더 사색의 여유를 찾기 힘들다. 매일 아침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바쁘고 부지런히 살아가는지 쉽게 느끼다가도 한편으로는 ‘뭐가 저렇게 바쁘지’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창 밖으로 아무리 멋진 경치가 펼쳐지고 따사로운 햇볕이 쏟아져도 창 밖을 보면서 사색하고 여유롭게 미소 짓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비좁고 혼잡함 속에서도 사람들은 각종 IT기기들과 함께 각자의 일을 하면서 바쁘게 보낸다. 휴대폰 속 다이어리를 보면서 업무 스케줄을 체크하고, 대중교통 앱을 이용해 정확한 환승 시간과 지점을 알아낸다. 간밤에 있었던 뉴스와 화제를 친구들과 SNS를 통해 공유하고 큼지막한 태블릿을 이용해 동영상 강의를 보며 공부한다. 의미 없이 흘러갈 수 있는 시간을 붙잡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보니 ‘시간이 금이다’라는 속담이 저절로 실감난다.
하지만 과연 ‘의미 없는 시간’이 존재할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 의미 없는 시간의 다른 말이 바로 ‘사색의 시간’이 아닐까. 잠깐이라도 여유를 가지고 사색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나 자신을 한층 성숙시킬 수 있고, 남과 다른 창의 또한 만들어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최근 유명인들이 허심탄회하게 사적인 고민을 터놓을 수 있는 리얼토크쇼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힐링을 외치는 이유 또한 이러한 사색에 대한 목마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하철 승강장에 서면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언제나 들을 수 있다. 오늘만큼은 발만 한걸음 물러나지 말고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한걸음 물러서 잠시라도 망각하고 있었던 나의 꿈과 이상에 대해 사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