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엔저 공습’에 청산가치 수준까지 추락

엔화 약세로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코스피가 결국 청산가치 수준까지 추락했다.

지금까지 코스피가 청산가치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1998년 외환위기 △2001년 미국 9·11 테러 △2003년 이라크 전쟁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등 매우 특수한 상황뿐이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1배다.

2010년 말 1.44배에 달했던 코스피 PBR는 2011∼2012년 2년간 하향 곡선을 탔다. 지난해 말 코스피 PBR는 1.12배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수치가 낮아졌다. 코스피 PBR는 지난달 19일에는 0.99배까지 하락했다.

최근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매력이 뚝 떨어지면서 주가 수준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의 PBR는 주요국 주식시장 가운데서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주식시장의 PBR는 2.11배, 영국 1.66배, 프랑스 1.22배로 집계됐다. 최근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일본 주식시장의 PBR는 1.30배다. 반면 러시아의 PBR(0.61배)만이 한국보다 낮았다.

특히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로 훈풍이 불었던 주요국 주식시장과 달리 한국 증시는 엔화 약세의 여파로 출렁였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빼내면서 코스피는 지난해 말보다 2.4% 하락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유럽 모두 대규모 양적 완화를 추진하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의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며 “이 때문에 하반기 이후 한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로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수치다. 주가가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의 합계)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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