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의 동반 감소세를 보이며 대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것은 다른 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높아 자산건전성 관리가 불기피 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의 올해 3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04조8000억원) 보다 3조4000억원(1.6%) 증가했다. 같은기간 대기업에 대한 대출이 2000억원 가량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중기대출은 매달 1조원 넘게 확대됐다.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55조2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57조4000억원으로 중기대출을 무려 2조2000억원이나 늘렸다. 올 1분기 사업부제 변경에 따라 714억원이 대기업 대출로 재분류된 점을 감안하면 중기대출은 4% 넘게 성장했다.
같은기간 1조1000억원의 중기대출을 늘린 신한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52조4000억원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중소기업 기본법 시행 관련 3조7754억원이 대기업대출로 재분류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증가액은 2조8000억원(5.09%)에 이른다.
하나은행도 1조1000억원 성장한 32조7000억원의 중기대출 잔액을 기록했다.
이처럼 다른 시중은행들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주문을 적극 수용해 중기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KB국민은행은 나홀로 부진한 중기대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66조7000억원이었던 중기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65조7000억원으로, 1조원 가량 감소했다. 올 들어 지속적인 감소세다.
소매금융 강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가계대출도 줄고 있다. 지난해 말 100조8000억원에 달하던 가계대출 잔액은 계절적 비수기인 1월 100조27억원으로 축소된 이후에도 2월 98조8000억원, 3월 말 현재 98조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자산건정성 지표 개선이 필요한 터라 대출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NPL) 여신비율은 각각 0.97%와 1.34%로, 우리은행(1.20%, 1.66%)보다 낮지만 신한(0.61%·1.08%), 하나(0.48%·1.03%) 보다는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