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위험가중자산 급증…자산건전성 ‘빨간불’

지난해 시중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외환은행은 위험가중자산이 9조원 가까이 늘면서 7개 시중은행 위험가중자산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유일하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잔액은 643조1000억원으로 2011년 말(627조4000억원) 보다 15조7000억원(2.5%) 확대됐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각각 8조8000억원, 5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외환은행은 BIS비율이 2011년 말 14.48%에서 하락세를 이어오며 지난해 말에는 13.59%까지 떨어졌다.

반면 우리은행은 7000억원, 은행권 중기대출이 일제히 증가한 지난해 되레 중기대출을 줄인 씨티·SC은행은 각각 2조8000억원, 7000억원 위험가중자산이 줄었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금의 단순 합계가 아닌 은행별 신용평가모델에 따라 상환위험(신용, 소득수준 등)을 측정,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금액이다. 위험가중자산의 증가는 은행들의 대출금 상환리스크가 높아진 것으로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은행 리스크담당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 절대치만 보고 자산건전성 악화를 언급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위험가중자산과 함께 자기자본이 함께 늘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졌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중기대출 확대 기조에 맞춰 올해 중기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있다. 무엇보다 우량 중기가 아닌,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기로의 신규대출 확대와 기존대출 만기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은행들의 상환리스크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은행권은 벌써부터 중기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우리은행은 1조6000억원, 신한과 하나은행은 6000억원의 중기대출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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