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vs 최현만, 혁신경영 행보에 보험권 긴장

‘혁신’을 추구하는 수장들의 잇단 등장으로 보험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정태영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생명의 수석 부회장의 등장이 보수적인 보험업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라이프의 정태영 이사회 의장은 지난 2003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 취임해 적자 상태의 두 회사를 모두 흑자 전환시켜 금융권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알파벳시리즈 히트로 10년 전 업계 꼴찌였던 현대카드를 업계 3위(점유율 13%)로 올려 놓는 경영성과를 거두었으며 다양한 문화사업을 통해 카드시장의 문화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보험업계가 정 의장을 주목하는 것은 이처럼 기존 틀을 뛰어넘는 차별함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는 점이다.

정 의장은 보험시장에 진출하면서‘새로움’이란 화두를 던졌다.

기존 보험상품의 틀에서 탈피한 신개념의 보험상품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 의장이 내놓은‘현대라이프 제로’는 지난 1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보름 만에 4000건의 신규 계약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계약기간 보험료가 오르지 않고 고객이 필요한 보장(사망ㆍ암ㆍ5대 성인병ㆍ어린이보험)과 필수 기간(10년 또는 20년)을 단품 또는 복수로 설계할 수 있도록 계약을 단순화했다. 특약이 아예 없어 보험료도 파격적으로 저렴하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도 최근 혁신적 행보에 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증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9년 12월 출범한 미래에셋증권의 초대 CEO로 나설 때부터 최 부회장은 파격적인 혁신을 시도한 인물이다.

증권사 객장 앞에서 하루종일 시세판에 목매달던 투자자와 위탁매매 영업에 올인하던 증권사 직원에게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천수답 영업으론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며 객장 내 시세판 부터 없앤 것이다.

고객들의 잦은 매매를 유도해 위탁수수료를 챙기는 기존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저렴한 수수료로 투자자가 집에서 직접 주식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을 보급했다.

그는 이러한 혁신적 성향을 보험상품으로도 구현해 냈다. 그는 첫 보험상품(미래에셋생명 변액적립보험 1302 진심의 차이) 역시 파격적 수수료 인하 전략을 택했다.

보험계약 1년 내에 설계사에게 대부분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관행을 깨고 판매 수수료를 납부 기간(최대 7년)동안 균등하게 공제해 6개월 후 해약 환급률을 기존 20.4%에서 92.2%로 높인 것이다.

보통 월 보험료 10만원인 저축성보험이 판매되면 보험사는 계약을 성사시킨 설계사에게 1년 안에 수당으로 25만~30만원을 몰아준다. 고객의 보험료를 설계사 수당으로 먼저 떼주는 것으로 이런 관행이 해약 환급률을 낮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최 부회장은 이를 손질한 것이다.

최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스타일에 대해 주변에선 ‘시장을 내다보는 탁월한 안목’이라고 평가한다. 최 부회장은 시장을 보는 눈은 예리하고 판단이 빠르다는 이유로 ‘증권업계의 독수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보험권에서 미래에셋생명과 현대라이프는 중소생보사다. 증권과 카드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쓴 두 사람이 새로운 보험권에서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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