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新부동산 수익모델 발굴‘비상’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등 발빠른 행보

주요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금융의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존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부동산 부문을 분리해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자체 부동산 투자규모가 지난해 9월말 기준 3조7000억원에 달했고, 국내외 부동산 투자비중이 높아짐에 따른 대책 마련이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의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 설립 추진이 보유중인 부동산 자산관리를 위한 것일 뿐더러 삼성그룹 차원에서 산업의 구조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하나금융그룹은 부동산 운영사업에 직접 나서 시공부터 부동산 금융상품 개발, 관리, 운영까지 수직계열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시공사의 담보 보증에 의존하는 대출이 더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

하나금융의 부동산 운영사업 기본 개념은 금융기관이 건설-소유-운영에 처음부터 모두 관여한다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1000억원 짜리 개발사업을 한다고 하면 시공사에 1000억원의 크레디트라인을 설정해주고 200억∼300억원 정도를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은 부동산 담보채권 유동화를 통해 조달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설립된 부동산 펀드는 가계나 기업을 대상으로 임대수입을 얻는다.

KB금융그룹도 부동산종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 ‘KB부동산서비스사업단’을 신설했다. 최근 내부 인력 20여명을 충원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은 부동산 관련 정보 제공이나 맞춤형 부동산금융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한 곳”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주택과 관련해 축척된 자료를 이용해 상품을 만들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준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금융에 적극 나서는 배경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에서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이 새로운 수익 창출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PF대출잔액은 32조1000억원으로 같은해 3월말(36조5000억원)에 비해 4조4000억원 줄었다. 이는 10여년 전과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를 보이는 수준이다. 은행들이 신규 PF 대출을 거의 중단해서 사실상 만기 상환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극소수 대형 건설업체를 제외하고는 대출이 불가능해 부동산 침체를 가속화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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