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TX ‘긍정적’…10년만에 주인 찾을까?
채권단이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을 연내 마무리하기로 했다. 당초 채권단 내 의견조정이 어려워지면서 연내 매각절차 마무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 채권금융기관이 자금회수 극대화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선데다 이번 매각 기회를 놓치면 또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 매각시 신주 발행과 구주(채권단 보유지분) 매각 비율을 각각 14대 6으로 정해 신주비중을 구주의 2.3배 수준에 맞추기로 했다. 또 다음달 말까지는 본입찰 실시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끝내고 양해각서(MOU) 체결없이 11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은 오는 19일까지 채권단 의견을 받아 75% 이상 동의가 나오면 결의된다.
이는 채권단 내부 분위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라 하이닉스의 경영 상태가 조금씩 악화되고 자칫 매각이 늦춰지거나 무산시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인수전을 기약하기 힘들다는 정서가 확산된 것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하이닉스 보유지분 매각 극대화 보다 매각 성사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라며 변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매각 방안대로라면 채권단은 하이닉스 보유지분 15%의 절반인 7.5%을 매각한다. 대신 신주를 구주 대비 2.3배로 발행, 인수한 기업의 지분율은 총 20%가 된다. 이는 인수전에 참여한 SK텔레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새로운 회사를 인수할 경우 해당 기업 지분을 20% 이상 사야 한다.
9일 종가(1만9900원) 기준으로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지분을 모두 사는 데 총 2조9041억원(구주 800억원+신주 2조241억원)이 든다. 그러나 인수자는 2조원 이상을 향후 투자 유보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쟁입찰로 인한 프리미엄을 산정할 경우 인수 예상자는 3조~3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채권단의 매각 방향선회를 예비입찰자인 SK텔레콤과 STX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구주 매각 대금은 이를 보유한 채권단에 지급되지만 신주 매각대금은 하이닉스 회사 내부에 남아 추가, 시설투자 자금 등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인수 후보 기업 관계자는 “신주 비율이 구주보다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신주를 발행한 만큼 현금이 하이닉스에 유보돼 인수 후에도 추가 설비투자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