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서도 '낙하산 감사' 줄사퇴 예고

금감원 출신 감사 배제 움직임

최근 이석근 금감원 부원장보가 낙하산 감사 논란으로 신한은행 감사 내정자에서 사퇴하면서 금융감독원 출신 ‘낙하산’ 감사의 줄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임기만료를 앞둔 보험회사 등 3월 결산법인 금융기관들은 금감원 출신을 신규선임하거나 재선임하려고 했으나 “감사선임은 금융사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금감원의 방침에 금융회사들은 부랴부랴 새로운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회사는 감사 자리에 당장 금감원 출신이 아닌 다른 적임자를 물색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3월 결산법인으로 주총을 앞둔 보험사들은 금감원 출신 감사의 신규 선임이나 연임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 중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상근감사 자리는 신한생명·알리안츠새애명·흥국생명·녹십자생명·PCA생명·그린손보 등 8곳 정도다.

SC제일은행도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고영준 감사(전 금감원 조사2국장)에 대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비금감원 출신 인사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출신 보험사 감사는 “지금 상황에서 연임을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느냐”며 “가능성도 없겠지만 회사 측에서 설사 연임을 요청하더라도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남아 있는 금감원 출신 감사들도 좌불안석이다. 현재 국내 은행업계, 보험업계, 전업계 카드사 등 금융기관(증권, 저축은행 제외)의 감사 중 금감원(옛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 포함) 출신은 모두 25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회사의 금감원 출신 감사는 “괴롭고 고민이 많다”며 “도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져야 하겠지만 회사에서 따로 들은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 안팎에선 저축은행 사례를 들며 금감원 등 금융기관 출신의 감사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31곳 가운데 금감원과 한은 출신이 포진한 곳은 10곳으로 집계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때 3곳 가운데 1곳에서 금감원이나 한은 출신이 감사 등을 맡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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