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항소심 판단 대법원서 유지되면 파장 클 것"
담배 기업 KT&G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12년을 끌어온 담배소송에서 재판부가 회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폐암과 흡연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만 KT&G가 불법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게 승소 이유다.
하지만 회사의 존립에까지 영향을 주는 소송이 승리로 끝나 리스크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최근엔 종합지수가 2000을 넘어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KT&G 주가는 2006년 수준에 머무는 굴욕을 겪고 있다. 소송을 이겨 승자의 축배를 들기엔 여간 찝찝한 게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진 건 판결문에 해답이 있다. 1심에서 재판부는 "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항소심에서는 "원고들이 장기간 흡연했고 폐암에 걸렸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흡연과 발병 사이의 역학적 관련성은 인정된다"고 1심을 뒤집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향후 흡연 때문에 폐암을 앓은 환자들의 추가 소송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는 얘기다.
KT&G는 승소의 기쁨도 잠시, 판결 직후 곧바로 논평을 내며 불만을 쏟아냈다. 판결은 존중하지만 재판부가 '잘못'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KT&G는 "폐암은 비특이성 질환으로서 그 원인을 특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특정 환자가 폐암에 걸렸다고 해서 그 원인을 모두 흡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개별적인 사유가 심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재판부가 단지 역학적 인과관계만으로 불법행위 성립요건인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G의 즉각적인 반발은 회사의 다급함과 부담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담배 소송’ 항소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민사9부 재판장인 성기문(58) 부장판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담배 회사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이번 판단이 대법원에서 유지된다면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라고까지 했다.
벌써부터 여론은 앞으로 담배회사들이 금연 캠페인을 더욱 강화하고 ‘부끄럼없는’ 영업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KT&G측은 "이 사건 소송으로 인하여 12년 이상 마치 문제있는 제품의 제조자인양 비춰지는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번 항소심 판결을 계기로 그러한 피해가 불식되고, 원고측에서 더 이상의 무의미한 소송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한 금연캠페인 등과 투명한 영업방식 등에 대한 언급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