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전망 두고 에어버스-보잉 신경전
항공기 제작 양대 산맥인 에어버스와 보잉의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7일 개최된 보잉의 ‘세계 항공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는 이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보잉 상용기 담당 마틴 틴세스 부사장은 향후 항공 승객수가 평균 4.2%, 여객과 화물 수송량이 각각 5.3% 5.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20년 간 신규 항공기 수요는 3만900대에 이를 것이며 737과 같은 단일통로 기종이 가장 수요가 높은 세그먼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연히 에어버스와의 비교가 나왔다. 에어버스는 향후 20년 간 대형기 수요가 1700여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기 때문. 이에 비해 보잉의 대형기 전망 수치는 720대에 불과하다.
“에어버스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틴세스 부사장은 “에어버스의 바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에어버스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대형기는 가격 면에서는 비중이 크지만 747이나 A380 같은 기종은 소수의 노선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종”이라면서 “현실은 에어버스도 현재 200여대 정도의 판매가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10년을 내다보더라도 747-8의 경우 추가 판매가 100대 정도일 것”이라고 답했다.
틴세스 부사장은 지난 2009년 서울에어쇼에서도 “에어버스사의 대형기 수요 전망은 지나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에어버스와 보잉의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차세대 주력 기종이 각각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버스가 500석 이상의 대형 기종인 A380을 주력으로 삼은 반면 보잉은 200~300석 규모의 중형기인 787을 주력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대형기 수요뿐 아니라 중형 이중통로 항공기 수요에 대해서도 에어버스와 보잉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보잉이 2029년까지 7100대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 반면 에어버스는 2000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두 항공기 제작사는 향후 20년 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선 의견을 같이 했다. 에어버스가 이 지역 평균 성장률을 6.0%로 전망한 바 있으며 보잉 역시 아시아 태평양 시장 성장률이 세계 평균 5.3%를 크게 웃도는 7.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도 두 라이벌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잉의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향후 20년 간 신규 항공기 수요의 34%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특히 이중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 성장률은 평균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어버스는 오는 2014년까지 대한항공에 A380 10대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아시아나항공과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A350XWB 30대 인도 계약을 맺었다.
보잉은 대한항공과 2014년까지 787 10대를 수주 받았으며 국내 저가항공사를 중심으로 737NG 기종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틴세스 부사장은 항공시장 전망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에어버스를 의식한 듯 “누구 전망이 현실을 반영했는지는 시장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