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 7000만~8000만원, 서로 다른 시각 '동상이몽'
“다 물어보세요. 내가 다 알려드릴게“ 택시기사 양동근씨는 10년 동안 해오던 부동산 중개업을 그만두고 올해 택시를 시작했다. 부동산업계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아내를 생각하니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다. 택시일보다 부동산일이 더 익숙하니 내가 부동산 업계 취재를 간다니 여간 반가웠나보다.
쌀쌀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8월29일 정부는 조치 방안을 내놓았다. DTI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여 시장의 탄력을 기대했지만 대책 실시 전후를 묻는 질문에 부동산 관련업자들은 “똑같아요”라고 하나같이 말한다.
8,29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있은 후,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알기 위해 노원구 중계동을 찾았다. 중계동은 DTI 규제 완화 대상이다. 규제가 풀렸음에도 아직까지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몇몇 중계동 부동산 업자들은 추석이 지나면 본격적인 이사철이 오니 조금 나아지지 않겠냐는 전망을 하고 있지만 DTI완화가 활발한 거래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데는 부정적이다.
호가는 변동이 없고 여전히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계동 공인중개사가 많이 모인 은행사거리 주변은 여전히 썰렁하다. 중개사 직원들은 답답한 부동산 사정에 얼굴이 어둡다. 신동아 공인중개소의 한 직원은 “양도세 감면 기한이 늦춰지면서 급매물이 많이 회수됐다. 전년에도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더 안 좋으니 답이 안 나온다”고 푸념했다.
DTI규제 완화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호가와 매수자가 기대하는 가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씨티 공인중개사 사장 정해욱씨는 “(부동산 대책)전후 특별한 변화는 없다. 매매가 이루어진 경우는 장기간 대기자들이 가을이 되어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던 실수요자들뿐이다”며 “사려는 사람들이 다시 가격이 금융위기 때로 내려 갈 것을 기대해 부동산 시장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중계동의 아파트 37m²은 약7억7000만원 호가지만 대부분 사려는 사람들은 7억 이상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약 9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48m²도 7000만~8000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매매가 전혀 이루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평수가 작은 집의 문의가 가끔 들어오고 있으나 매매로 이루어지는 것은 드물다. 그나마 주로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신혼부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월드공인 중개사무소 직원 김모씨는 “중계동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애들 교육 때문이다. 애들이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하면 교통이 불편해 대학을 위해 다시 이사를 간다”며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은 고교까지의 교육 목표 달성을 이미 한 사람들이 급매로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DTI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전했다.
씨티 공인중개사 사장 정해욱씨는 “DTI 완화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근본적인 문제는 시장가운데 투자가치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일은 부동산 침체를 진정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그 이후는 시장 자족기능을 믿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