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수락 여부에 관심이 몰린 가운데 열린 '승지원 전경련 회장단 만찬'.세간의 관심을 대변하는 듯 수십명의 취재진과 주요그룹 홍보실 직원들이 승지원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등 승지원 앞 골목은 북적대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총수들로부터 한 마디라도 청취하려는 취재진과 회장님들이 취재진들에게 시달리지 않게 하기 위한 홍보실 직원들간의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된 15일 저녁 승지원 인근의 모습을 돌아본다.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동물원 구경 왔어요?”
승지원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에게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은 “동물원 구경 왔습니까? 뭘 그리 차 안을 뚫어지게 바라보나요?”라고 한 마디.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처럼 재계 총수들이 도보가 아닌 차량으로 입장하다보니 승지원에 입장하는 차량에 탑승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들이 짙게 선팅이 된 차 안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이 회장이 차량 뒷좌석의 창문을 내리면서 한 마디 함.
이준용 회장은 이 날 승지원 입장 전에 유일하게 취재진에게 얼굴을 보여준 인물. 하지만 취재진이 “오늘 회의에서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나요?”라고 묻자 어색하게 손만 한 번 들면서 창문을 닫고 유유히 승지원으로 입장.
○...회장단 만찬도 취재진 만찬도 '삼성'이 호스트
이날 만찬은 이미 알려진 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최한 행사. 이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운집한 취재, 사진기자 등 취재진만 하더라도 수십명에 다다름. 당초 만찬 결과 브리핑을 위해 승지원 인근에 있는 한 중식당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예약을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들이 모이자 중식당 전체를 빌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만찬 결과를 기다리는 취재진을 위한 자장면 등 석식이 제공됐지만, 나중에 이 비용은 전경련이 아닌 삼성그룹 홍보실에서 부담.
취재진 왈“역시 삼성이네, 회장단 만찬도 취재진 만찬(?)도 삼성이 호스트였네.”이라고 이구동성.더욱이 회장단 만찬 메뉴도 중식으로 제공된 사실이 알려지자 ‘우연의 일치’ 치고는 재미있는 우연이라는 반응.
○...“창문 내리지 말아라”... SMS 활용한 첩보전(?)
만찬 예정시간이던 저녁 6시 30분이 가까워오자 재계 총수들의 차량이 속속들이 승지원으로 도착.
재계 총수들의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기자들과 이들로부터 한 마디라도 들으려는 취재기자들로 승지원 앞 골목이 어수선해지자 주요 그룹 홍보실 직원들의 엄지손가락도 함께 분주해짐.
복잡한 골목 앞에서 총수들의 차량이 정체되면 차량 탑승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기자들이 창문 안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이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총수의 그룹 홍보실 직원들은 회장 수행비서에게 “승지원 앞이 매우 복잡하고 기자들도 많으니 앞에서 잠시 정차가 되더라도 절대 창문도 내리지 말아라”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취재진과 그들이 모시는 분(?)들이 불편해하실까 취재진과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과잉충성을 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