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넌 바인딩 계약 고수... 신한카드도 여전히 답보상태
KT가 우리은행과 신한카드 등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KT는 비씨카드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에 대해 바인딩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넌 바인딩 계약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카드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해야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KT가 비씨카드의 최대주주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6일 "현재 KT와 지분매각을 포함한 업무 협력에 대해 협상하고 있지만 양해각서(MOU) 체결은 여전히 미지수"라며 "KT가 바인딩(binding) 계약을 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넌 바인딩(Non-binding) 계약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넌 바인딩 계약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KT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제시한 세부적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비씨카드 지분을 넘기지 않아도 된다. 우리은행이 넌 바인딩 계약을 고수하는 이유는 보고펀드가 비씨카드 인수를 놓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도 우리은행과 같은 입장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KT와 업무협조를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KT에게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해야 신한카드의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조건을 내건 상황이다.
신한카드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은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은행들마다 독자카드를 선보인다고 해도 그동안 활용했던 비씨카드의 프로세싱 업무를 버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 은행들은 비씨카드의 프로세싱 업무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타 은행들의 업무 프로세스도 엿볼 수 있기 때문에 비씨카드 지분을 1%라도 보유하려고 한다"며 "따라서 굳이 KT에 팔 이유도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T와 우리은행의 이번 MOU 체결이 지분매각 계약보다 '빅 바이어' KT에 대한 예우로 단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채 KT 사장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에게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라고 계속 설득했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신한카드와 우리은행은 KT에게 비씨카드 지분을 내줄 생각이 별로 없다"며 "비씨카드의 주인 찾기는 장기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