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가 2달러시대의 유류세

석유제품 가격이 높다는 시민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유업계의 담합, 가격의 비대칭성에 대해서만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 정작 유류세가 가까운 일본보다 높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 휘발유의 경우 세금 비중은 무려 55%나 돼 일본보다(48%) 10% 가량 높으며 여기에 교육비, 도로교통건설비 관련 세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더 더욱 모르는 일.

유류세 제도는 유가 2달러 시절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유가가 70~80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현 유류세는 국민들에 너무 과중한 세금 부담을 지운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봐도 구매력 지수, 국민총소득 등의 지수를 비교해 보면 세금에 대한 실질적인 부담감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정부가 유류세 관련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세수 자체를 줄인다기 보다 경유·휘발유·LPG를 놓고 그 안에서 세수를 높이고 줄이자는 것으로 이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물론 높은 가격에 대해 정부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담합을 일삼았던 정유업체들을 두둔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국 과점체계가 아닌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시장 개선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일본보다 높은 국내 석유제품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세금을 빼면 일본보다 국내 제품가가 낮아진다면 어떨까. 영수증에 모든 세금 내역이 기입돼 나온다면 소비자들은 가만히 있을까.

정부는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높은 유류세에 대해 방관하고 있을 것인가. 유류세만 염두에 두고 보면 국민들이 수시로 변하는 세금제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생소할 정도다.

시불가실(時不可失)이란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때를 놓치지 말고 제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동산 세금제 등 다른 세금제도들은 너무나도 앞의 고사성어가 지나치게 잘 지켜지고 있는 반면 유독 유류세만은 예외인 것 같다.

2달러 시대에 머문 케케묵은 유류세 제도. 정부는 다른 곳에서 세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이 있더라도 유류세 인하정책에 대해 열심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내 놓는 대안들도 간과하지 말고 귀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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