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 금리는 옛말...펀드·증시 부진도 영향
시중은행의 ‘급여통장’까지 위협할 정도로 큰 성장세를 기록했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인기가 시들어가고 있다. CMA의 고금리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증권사들의 CMA 잔액은 37조7746억원으로 올해 들어 4600억원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의 CMA 잔액은 지난해 초까지 30조9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CMA에 계좌이체 등 지급결제기능이 허용되면서 증권사들의 고금리 고객유치활동으로 지난해 8월 한때 40조8000억원대까지 급증했다.
CMA 잔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계좌 수는 올해 초 1000만 계좌를 돌파해 25일 현재 1029만3139계좌로 증가했다. 계좌당 액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의 CMA 자금이 빠져나간 자금은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다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지난달 25일 현재 765조413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8조9105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월평균 수신잔액 증가액이 2조9918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감안하면 지난 한 달간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은행드의 정기예금 특판 등으로 인해 올해 들어 은행권의 정기예금은 33조575억원 증가한 330조5281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이동의 가장 큰 이유는 CMA가 은행의 정기예금과 경쟁할 수 있었던 이른바 ‘고금리 매력’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CMA는 주식 위탁 계좌나 펀드 계좌와 연계돼 있어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증시가 주춤해 거래대금이 줄어든 점도 CMA 잔액 이탈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CMA의 기본 수익률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 기준으로 지난 2008년 4~5%대에서 올해 2%대로 하락했으며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최고 수익률 역시 지난해 10월말 3.78%로 오른뒤 두 달 만에 3.57%로 떨어졌다.
반면 은행권은 4%대의 특판 정기예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단기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CMA 잔액이 줄어든 것은 최근 은행권에서 4%대의 특판 정기예금을 내놓으면서 CMA의 경쟁력이었던 고금리 매력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며 “또한 CMA는 ‘펀드 투자 예비자금’ 성격이 강해 펀드가 부진하고 증시가 주춤하자 안정적인 은행 정기예금은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