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회계장부와 전산 보조원장의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국민은행은 진실게임에 돌입했다.
◆ 전산 불일치에도 중단됐던 IT검사, 왜?
지난 1월5일 시작됐던 금감원의 국민은행 IT검사는 2일 일시중단됐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10일까지 기한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시스템 '마이스타' 막바지 개발이 눈 앞이라는 국민은행의 줄기찬 요구 때문이었다.
당시 IT 검사에서는 국민은행이 작성한 대차대조표상의 일부 계정과목 금액과 전산원장 수치가 불일치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감원은 종합검사를 마무리한 10일 이후에 전산 불일치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국민은행의 답변을 보고 나서 검사를 재개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국민은행은 16일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차세대시스템인 '마이스타'를 전격 오픈 가동했다. 일주일 후인 24일 성공적으로 개통했다고 자체 평가를 했지만, 그날 오후 금감원이 지적했던 전산 불일치 문제가 드러났다.
◆ 회계상 오류는 아니다?
금감원이 지적했던 전산 불일치 문제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800개 계정과목을 조사한 경과 이중 144개 계정과목이 전산원장과 다르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금감원이 확인한 금액은 총 16조~17조원이었지만, 국민은행에서 보낸 답변서에 적힌 금액은 무려 208조원이었다.
은행의 거래를 모두 기록하는 총계정 원장에는 거래 성격에 따라 계정과목이 수천개 존재한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자동 처리되지만, 국민은행은 파생거래 등 일부 비온라인 계정과목에 대해 수기방식으로 관리했다.
이 비온라인 계정과목은 보조원장에 반영되고 전산상에 반영될 때는 자금의 입출금을 상계해 기록된다. 전산상으로는 입금이 1000원, 출금이 1000원이면 결과는 0으로 상계되지만, 계상과목과 비교하면 2000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회계상 오류일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비온라인 계정이라고 해도 회계 부분은 회계법인 감사 때도 확실히 들여다 보는데 천문학적 숫자가 차이난다는 것은 이해불가"라며 "통합 과정에서 소홀했다고 해도 액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금감원 검사 때 다른 사실이 나올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 단순 해프닝에 그칠까
국민은행의 전산 불일치 문제는 파생상품 100조원 손실부터 시작해서 회계부정까지 온갖 루머를 낳았다. 급기야 홍콩 등 해외 유력 금융사의 애널리스트들이 회계부정을 의심하며 정부의 코멘트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해프닝에서 시작해서 현재 은행권의 전산시스템에 대해 일침을 가할 사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중 몇몇개 은행도 이러한 전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시중은행들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 점검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이 외형성장만 주된 목표로 삼았지 내적 리스크 관리에 소홀한 편이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시스템 등 내부 리스크를 해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