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원자재 가격 강세 지속될 듯"
지난해 말부터 치솟기 시작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실물수요 증가로 원자재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세계적인 폭설과 한파도 원자재 공급 차질을 재촉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시름도 커졌다. 가격 인상은 물론 일부 품목의 경우 물량을 구하기 힘들 만큼 품귀현상 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올해도 원자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구리와 알루미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가파른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원료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에도 차질을 빚는 등 원자재 파동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변화에 가장 민감한 전기동(구리)의 경우 최근 1년 새 133.6%나 뛰어 올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기동은 지난해 1월 t당 3221달러에서 올해 1월18일 현재 7525달러로 두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12월엔 7000달러 밑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달 사이에 630달러나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한파가 계속됐던 때에 비해서는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물건을 구하기 힘들 정도인데다 최근 주춤했던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실물경기 회복세의 가시화와 함께 봄철 성수기를 맞아 중국의 수입 수요 증가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납·니켈 등 기초 원자재 가격도 대체로 두 배 이상의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니켈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1만8750달러(18일 기준)에 거래됐다. 전주에 1만8350달러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만에 t당 400달러나 오른 것이다. 특히 이같은 가격 오름세를 이어간 니켈은 한달새 1550달러가 상승했다.
납도 t당 2480달러로 전달에 비해 131.5달러 올랐다. 아연과 주석도 t당 2504.5달러, 1만8005달러에 거래돼 한달새 64.5달러와 2055달러씩 각각 상승했다.
대규모 장기계약 물량인 유연탄도 지난해 12월 83.1달러에서 올 1월 97달러로 가파르게 오르는 분위기다.
철광석은 지난해 저점인 3월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세계 철광석 소비량의 57%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 자국 제철소들의 철강 생산 증가로 철광석 수입량을 크게 늘린 탓이다.
금, 은, 백금과 같은 금속류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런던현물시장에서 18일 백금 가격은 전말보다 1.5% 오른 트로이온스(31.1g)당 1626달러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금족 금속인 팔라듐도 트로이온스당 장중 459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였다.업계에서는 최근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사재기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자칫 경기회복에 진입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에 발목이 잡힐까 우려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경기회복 기대심리에서 비롯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오히려 경기회복의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며 "특히 자금력과 판매망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어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원자재 가격 강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금 뿐만 아니라 구리 등 모든 주요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수요 증가 뿐만 아니라 달러 약세에 대한 헤징(위험 회피) 수단으로 원자재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동의 경우 중국 수요가 여전히 강세인데다 미국과 일본 등의 수요까지 회복되면서 가격이 더욱 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프레데릭 프롬 프랭클린 글로벌 어드바이저 그룹 부사장은 "구리(전기동)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140% 가량의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경기 회복에 따른 미국과 일본의 산업 수요가 회복되면 가격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