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대 필수인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술 경쟁력 강화 희망

포스텍(POSTECH) 신소재공학과 이동화 교수 연구팀이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금속인 텅스텐이 특정 기판 위에서 유독 빠르고 균일하게 성장하는 메커니즘을 원자 단위에서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머터리얼즈 호라이즌(Materials Horizons)’ 온라인판에 실리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초미세 공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 칩 내부의 스위치 크기는 나노미터 수준으로 극도로 작아졌다. 이로 인해 스위치의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문(게이트)역할의 구조물 역시 얇아졌고, 문을 닫아도 전기가 새어 나가는 누설 전류 문제가 심화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특수 소재와 금속을 결합한 고유전율 금속 게이트(HKMG) 기술이다. 여기에 전력 소비를 더욱 낮추고자 알루미늄 산화물(Al₂O₃) 막을 추가로 도입했으나, 안타깝게도 이 박막 위에서는 배선 재료인 텅스텐이 제대로 안착하거나 자라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동안은 중간에 질화티타늄(TiN) 층을 삽입해 문제를 봉합해 왔으나, 그 정확한 작동 원리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자들의 움직임을 정밀 분석하는 ‘제일원리 계산’ 방식을 동원해 두 기판 위에서 텅스텐이 쌓이는 과정을 추적했다.
알루미늄 산화물 위 텅스텐 원자들이 마치 빙판길에서 미끄러진 사람들이 서로 엉키듯, 불규칙한 입체 덩어리를 형성하며 성장이 정체된 반면, 질화티타늄 위 원자들이 바닥에 타일을 정교하게 깔듯, 넓고 얇은 나노시트 형태로 매끄럽고 빠르게 확장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차이를 만든 핵심은 바로 질화티타늄 내부에 존재하는 ‘질소(N)’였다. 텅스텐은 산소 등 다른 원소에 비해 질소와 훨씬 강력한 친화력과 결합력을 보였다. 마치 ‘찍찍이(벨크로)’처럼 질소 원자가 텅스텐을 단단히 고정해 주어, 물질이 이탈하지 않고 치밀하게 쌓일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질소가 표면에 가장 잘 드러나는 TiN(111) 구조가 텅스텐을 퇴적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최적의 바닥 조건임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의 반도체 공정 설계를 ‘철저한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설계’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동화 교수는 “생성형 AI 확산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따라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반도체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점에서, 이번 성과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공정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