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센터·파고다빌딩은 호텔로 바꿔 개관

빌딩을 사들여 객실로 바꾸는 투자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거래 동력으로 떠올랐다. 관광 수요를 겨냥해 기존 오피스·상업시설에 호텔을 들이거나 건물을 철거한 뒤 호텔 중심으로 다시 짓는 방식이다. 자산운용사와 호텔 운영사가 손잡고 건물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거래도 등장했다.
1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최근 거래된 자산 중 호텔 활용 계획이 포함된 두산타워와 케이스퀘어 홍대의 매매금액은 합계 1조471억원이다. 3분기 오피스 거래액 약 4조6000억원의 약 4분의 1(23%)에 해당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중구 두산타워를 8971억원에 인수했다. 연면적 약12만㎡ 규모의 대형 복합시설로, 일부 공간을 호텔로 활용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건물 전체의 용도를 바꾸기보다 기존 시설에 호텔 기능을 더해 자산 활용도를 높이는 구상이다.
코람코자산운용과 파라다이스그룹은 케이스퀘어 홍대를 1500억원에 인수했다. 7월 30일 거래를 마무리한 이 자산은 기존 오피스·리테일 건물을 철거한 뒤 호텔 중심으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관광 수요와 숙박시설 공급 여건을 고려한 투자다.
두산타워가 기존 건물의 일부를 고치는 방식이라면 케이스퀘어 홍대는 철거 후 신축하는 사업이다. 코람코운용이 펀드 운용과 재개발사업 관리를 맡고 파라다이스가 호텔 기획·운영 역량을 제공한다. 자산을 확보한 뒤 호텔 사업계획과 운영 체계를 결합해 가치를 높이는 구조다.
이미 기존 건물을 호텔로 바꿔 개관까지 마친 사례도 나왔다. 호텔 브랜드 운영사 유에이치씨(UHC) 그룹은 올해 8월 서울 소공동에 ‘유에이치 컨티넨탈 서울센터’를 개관했다. 서울센터빌딩을 리모델링해 숙박시설로 활용한 사례다.
종로 파고다빌딩도 호텔과 의료시설을 결합한 건물로 탈바꿈했다. UHC는 지난달 20일 ‘UH 서울 인사동,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의 공식 개관하면서 저층부에는 의료시설을 배치하고 중·고층부는 호텔 객실과 부대시설로 구성했다. UHC에 따르면 이 호텔은 정식 브랜드 출범 전 석달간 ‘UH 스위트 서울 인사동’으로 사전 운영됐다. 사전 운영 기간 중인 8월 객실가동률은 90%를 넘었고 해외 숙박객 비중도 60%를 웃돌며 관광 수요를 흡수했다.
호텔 투자 수요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객실 공급이 더뎌서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의 신규 호텔 공급은 2023년 이후 연1000실 안팎에 그쳤다. 새 호텔을 지으려면 도심 부지를 확보하고 인허가와 공사를 거쳐야 해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 이에 투자자들은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의 기존 빌딩을 호텔로 바꿔 숙박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지금 받는 임대료뿐 아니라 호텔로 바꾼 뒤 얼마나 더 벌 수 있을지도 따져 건물을 매입한다. 객실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텔 브랜드를 유치하거나 의료시설을 함께 배치해 건물의 쓰임새와 수익원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김수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 총괄 이사는 “앞으로는 자산의 입지와 임차 안정성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가 거래 성사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