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상급 호텔공급 유인책 검토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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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여행관광 개발 지수(TTDI)에서 우리나라는 역대 최고 순위인 12위를 기록했다. 총 110개국이 참여하는 평가에서 상위 10%에 근접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웃 국가들의 약진(일본 1위, 중국 8위)을 고려할 때 다소 아쉬움도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무적이면서도 미련이 남는 결과를 두고 이번 평가에서 가장 낮은 순위(47위)를 기록한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격경쟁력’부문 세부 지표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출장자 수요 없어 3~4성급 절대부족

‘가격경쟁력’은 호텔, 구매력평가, 휘발유, 단기임대숙소 네 가지 항목의 국가별 가격 수준을 비교해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네 항목 모두 50위권 이하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평가를 받는 항목들도 많은데 (정보통신기술 준비 수준 1위, 운송 인프라 9위, 비레저 자원 9위, 문화 자원 10위 등) 가격경쟁력이 종합 순위에서 발목은 잡은 모양새다.

2년 뒤 다시 이뤄질 평가에서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려면 개선점은 어디에 있을까? 물가수준과 환율이 영향을 미치는 구매력평가나 다양한 거시적 변동요인이 있는 휘발유 가격은 애초 관리범위 밖에 있다고 할지라도, 숙소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점수를 깎아먹는 상황에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단기임대숙소의 경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국내 1호 공유숙박 플랫폼인 위홈이 임시허가를 받는 등 법제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법제화가 이뤄진다면 추가적 공급 증가와 함께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비해 호텔 가격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TTDI의 호텔 가격지수는 저가와 특급을 제외한 중상급(3~4성급) 호텔 가격으로 측정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구간에 해당하는 호텔의 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3~4성급 호텔은 비즈니스 여행자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어느 정도의 안락함을 합리적으로 제공해 관광객들에게도 각광받는 호텔 유형으로, 국내에는 신라스테이와 롯데 시티호텔, 세계적으로는 메리어트 코트야드 등의 브랜드들이 이에 해당하며 전체 공급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담당한다. 이웃 중국도 3~4성급 호텔 비율이 70%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불과 42%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공급이 부족하니 당연히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을 수밖에 없다.

공무원 여비기준 올려 ‘숨통’ 틔우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시일내에 3~4성급 호텔이 시장에 대거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 수요의 계절성이 뚜렷한 관광객들이 줄어드는 시기에 빈 객실을 채워줄 비즈니스 수요가 최소한 내국인의 경우 미비하기 때문이다. 일단 어디로 출장을 가더라도 당일 여정이 가능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굳이 투숙을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만약 숙박을 하더라도 낮은 여비 한도 때문에 호텔 대신 시설이 좋은 일반숙박업소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현행 공무원 국내여비 규정에 따르면 숙박비 실비 상한액은 서울 기준 10만원이며, 여러 기관과 기업들이 이에 준해 여비기준을 정립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여행자와 관광객,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를 주 고객으로 하는 숙박시설의 공급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만큼이나 내국인 출장자 수요의 확보 역시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서울과 물가가 비슷한 도쿄 기준 공무원의 숙박비 실비 상한액이 우리나라의 2배 정도로 높다. 호텔산업에 대한 함의와는 별개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우리나라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 역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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