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인기 드라마를 같은 시기에 리메이크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일본 원작을 한국식 의료 누아르로 바꾼 SBS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흥행 중인 가운데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일본판 ‘미나미다 미나미 변호사는 천재기질(南田南弁護士は天才肌)’도 첫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2012년 시작한 일본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는 요네쿠라 료코가 연기한 프리랜서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를 앞세운 TV아사히 장수 시리즈인데요. 조직과 권위를 거부하는 주인공과 “저, 실패하지 않으니까요”라는 대사는 작품의 상징이 됐습니다.
한국판은 김지원이 천재 외과의 계수정으로 나섰는데요. 원작의 통쾌한 권력 비판을 유지하면서 병원 내 비리와 의료 카르텔, 주인공의 과거를 결합해 보다 어두운 의료 누아르로 각색했죠.
흥행 성적은 가파릅니다. 1회 11.4%로 출발해 2회 14.9%, 3회 15.1%, 4회 18.5%까지 상승했죠. 4회 분당 최고 시청률은 20.8%였는데요.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사흘 만에 46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올랐죠. 36개 국가·지역 톱10에 진입했고 원작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공개 첫 주 9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의 초기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데요. 원작의 명대사와 멜론·시럽 등 상징적인 장치를 살린 점, 김지원이 계수정을 절제되고 미스터리한 인물로 재해석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요네쿠라 료코의 화려함과 강한 카리스마에 비해 주인공이 다소 온화하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한편으로는 일본 대표 장수 드라마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돼 해외에서 인정받는 모습에 사뭇 묘한 분위기죠. 일본 리뷰 사이트 필마크스 평점은 20일 기준 3.9점을 기록 중입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작품은 2022년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인데요. 박은빈이 연기한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신입 변호사로, 독특한 시선과 기억력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합니다. 첫 회 0.9%였던 시청률은 마지막 회 17.5%까지 올랐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에는 17주간 머물렀죠.
일본판에서는 아시다 마나가 미나미다 미나미를 연기하는데요. 첫 사건인 노부부의 다리미 살인미수 사건을 비롯해 원작의 뼈대를 충실히 따르면서 회전문은 에스컬레이터로, 김밥집은 주먹밥집으로 바꾸는 등 일본 생활문화에 맞게 현지화했죠. 방송 직후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에 공개되는데요. 국내 넷플릭스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미나미’라는 제목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일 방송된 첫 회는 비디오리서치 기준 일본 간토 지역 평균 가구 시청률 7.4%, 개인 시청률 3.9%를 기록했죠. 같은 후지TV·간사이TV 월요일 오후 10시 시간대 전작 ‘GTO’의 첫 회 성적이 가구 6.4%, 개인 3.8%였던 점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출발인데요.

아시다 마나의 연기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일본 매체들은 시선 처리와 몸동작, 법정 장면의 집중력을 높이 평가했는데요. 반면 일부 시청자는 말투가 인위적으로 들리거나 박은빈이 보여준 우영우의 천진함과 사랑스러움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죠. 방영 직후 필마크스 평점은 3.6점으로 집계됐는데요. 아직 1회만 공개된 만큼 작품 전체에 대한 평가로 보기는 이릅니다.
한국판 ‘닥터X’가 원작을 과감하게 확장했다면 일본판 ‘우영우’는 원작의 구조와 정서를 비교적 충실하게 옮겼다는 차이는 분명한데요. 현재 성적은 4회 연속 시청률이 오른 데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오른 한국판 ‘닥터X’가 앞섭니다. 다만 일본판은 이제 첫 회를 마친 만큼 두 작품의 성패를 직접 비교하기는 이른데요. 앞으로의 평가는 김지원의 계수정과 아시다 마나의 미나미가 원작과의 비교를 넘어 각 작품만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