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보다 보행 변화에 주목… 줄어드는 보행거리, 진료 필요한 신호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안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와 관절, 인대에 퇴행성 변화가 생겨 발생하는데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은 엉덩이와 다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뿐 아니라 하체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눈여겨볼 증상은 걸을 때 심해지는 다리 통증과 저림이다.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종아리가 당기고 다리가 무거워지지만,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여 쉬면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다시 걸으면 통증이 되살아나 걷기와 휴식을 반복하게 된다. 이를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부모님이 얼마나 아프다고 말하는지뿐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걷고 있는지다. 늘 다니던 시장까지 가는 길에 쉬는 횟수가 늘었는지, 가까운 거리에도 차를 타려 하는지, 외출을 부담스러워하는지 살펴보면 좋다. “괜찮다”는 말에 가려진 불편이 일상의 변화로 드러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발견했다면 진료실에서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리가 아프다’는 설명에 더해 어느 정도 걸으면 증상이 시작되는지, 어느 부위가 저린지, 어떤 자세로 쉬었을 때 편해지는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만 다리저림이나 보행불편만으로 협착증을 단정할 수는 없다. 진찰과 필요에 따른 X-RAY나 MRI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증상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협착증을 진단받았다고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을 조절한다. 약물은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사용하며, 운동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허리와 복부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보행 기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운동량은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조절해야 한다.
통증이 지속되면 신경차단술과 같은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다만 주사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로, 좁아진 신경통로 자체를 넓히는 것은 아니다. 치료 후에는 통증의 변화와 함께 걷는 거리, 다리 근력, 일상생활의 불편을 확인해야 한다.
충분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과 보행 장애가 지속되거나 근력 저하가 진행되면 수술을 검토한다. 수술의 기본 목적은 신경을 누르는 두꺼워진 인대나 뼈, 디스크 조직 등을 제거해 신경이 지나갈 공간을 확보하는 ‘감압’이다. 척추내시경수술은 작은 절개로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고, 확대된 화면을 보면서 압박 부위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정상 근육과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신경 압박의 범위와 척추 안정성에 따라 적합한 방법은 달라진다.
척추뼈가 어긋나는 전방전위증이 동반되고 불안정성이 뚜렷한 경우에는 감압술과 함께 척추를 고정하는 유합술이 필요할 수 있다. 모든 협착증 환자에게 고정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신경압박과 척추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평가해 결정한다. 치료법을 선택할 때는 절개 크기나 수술법의 이름보다 환자가 다시 걷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를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