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그림으로 읽는 산업안전보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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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아닌 그림이나 기호가 일상에서 금지나 경고, 지시를 나타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안전보건표지가 그렇다. 그림이 뭐라고 말을 하고 있는지 몇 가지만 해석해보자.

먼저 빨간색 원 테두리 속, 검은색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에, 사선을 그어놓은 그림은 보행하지 말라는 ‘금지’ 표지다<그림1>. 이곳으로 들어오면 위험하다는 긴 설명 대신, 건설현장 내부에서는 물론 그 주변을 지나가는 행인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언어다.

마름모의 빨간색 테두리에 해골 모양의 그림은 급성독성물질이라는 ‘경고’표지다<그림2>. 배터리 및 반도체 사업장이나 기업의 화학·바이오 연구개발(R&D)실에서 이 그림을 마주한다면, 취급하는 화학물질이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읽어야 한다.

파란색 바탕의 원 안에 흰색 모자를 쓴 사람 얼굴은 안전모를 착용하라는 ‘지시’표지다<그림3>. 초록색 바탕색의 네모 속에 흰색 사람이 달리고 바로 뒤에 불길이 바짝 쫓아오는 형상은 비상구를 ‘안내’하는 표지로 비상출입구에 설치해야 한다<그림4>.

산업안전보건법시행규칙[별표6] 중 일부

▲<그림1> 보행금지
▲<그림2> 급성독성물질 경고
▲<그림3> 안전모 착용
▲<그림4> 비상구

이 같은 안전보건표지는 색깔과 형태, 용도, 설치 및 부착 장소 등이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정밀하게 규정되어 있다. 사업장마다 임의로 색채를 달리해 혼선을 빚지 않도록, 국가표준(KS)에 따른 색도 기준까지 오차 범위 내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우리가 무심코 보는 빨강, 파랑, 초록에도 법이 정한 질서가 있는 셈이다.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장소·시설·물질에 대한 경고, 비상시에 대처하기 위한 지시·안내를 근로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안전보건표지를 부착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있다면 모국어로 병기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미부착 1개소당 1차 10만원, 2차 30만 원, 3차 이상 50만원씩 매겨진다.

근로자 역시 이 그림이 무엇을 말하는지 한 번 더 살펴보고 실천해야 한다. 안전보건표지는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장치는 아니지만,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장 빠르고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안전보건표지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위험을 알리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에게는 ‘붙여야 할 의무’이고, 근로자에게는 ‘보고 따라야 할 약속’이다.

장정화 J&L인사노무컨설팅 대표·공인노무사

▲<안전보건표지의 종류와 형태>
▲<안전보건표지의 종류와 형태>
▲<안전보건표지의 색도기준 및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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