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리에이셔널 “온체인 브로커리지로 전통금융 유동성 직접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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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W 2026서 저스틴 브람 베리에이셔널 프로덕트 헤드 인터뷰

“하이퍼리퀴드와 경쟁 아냐…성장하면 오히려 유동성 공급처 늘어”
금·나스닥 등 전통자산 스왑 확대…“일부 자산 스왑 비용 최대 30분의 1”
“한국은 신제품 시험하기 좋은 시장”…트레이딩 API·간편 온보딩 추진

▲저스틴 브람 베리에이셔널 프로덕트 헤드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넥스블록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탈중앙화 파생상품 시장에서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를 비롯한 퍼프덱스(Perp DEX)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온체인 파생상품 플랫폼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은 다른 길을 택했다. 자체 오더북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중앙화거래소(CEX)와 탈중앙화거래소(DEX), 전통 금융회사 등의 유동성을 모아 이용자에게 거래 조건을 제공하는 ‘브로커리지’ 모델이다.

저스틴 브람(Justin Bram) 베리에이셔널 프로덕트 헤드는 지난달 30일 넥스블록과 만나 “우리는 하이퍼리퀴드나 라이터(Lighter), 중앙화거래소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성장한다면 오히려 그곳에서 직접 유동성을 가져와 이용자에게 더 좋은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리에이셔널은 최근 가상자산을 넘어 금과 나스닥100, S&P500, 은, 구리 등 전통 금융자산으로 거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브람 헤드는 “가상자산 시장 안에서 전통 금융의 오더북을 다시 만드는 대신 전통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그대로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것이 우리의 접근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과 원자재 등 원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더북 직접 운영 안 해…시장 전체 유동성 모은다”

베리에이셔널은 자체 오더북을 통한 가격 발견에 집중하는 대신 RFQ(Request for Quote·호가요청) 방식을 활용한다. 이용자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금, 주식 등의 거래를 요청하면 여러 CEX와 DEX, 전통 금융 파트너의 유동성을 종합해 거래 조건을 제시하는 구조다.

브람 헤드는 “베리에이셔널은 일종의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라며 “여러 중앙화·탈중앙화거래소와 전통 금융 파트너로부터 유동성을 가져와 가장 좋은 가격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내부 퀀트 트레이딩팀은 유동성과 헤지 등을 관리해 체결 가격뿐 아니라 펀딩비를 포함한 전체 거래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기존 퍼프덱스의 성장은 베리에이셔널에도 유동성 공급처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브람 헤드는 “우리는 가격 발견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전통 금융에서 이용자가 브로커를 통해 거래하는 것과 비슷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하이퍼리퀴드와 라이터가 성장하면 우리 역시 해당 플랫폼에서 직접 유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밈코인에서 주식·원자재로…“트레이더 관심 이동”

베리에이셔널이 전통 금융자산에 힘을 싣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용자의 거래 수요 변화가 있다. 브람 헤드는 “몇 년 전에는 밈코인이나 거버넌스·디파이 토큰에 많은 거래량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주식과 같은 전통 금융자산으로 상당한 거래 활동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반도체 종목에 대한 수요를 포착했다. 그는 “몇 달 전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을 거래하려는 관심이 높았고 최근에는 인텔과 같은 반도체 기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AI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트레이더들의 거래 수요도 이를 따라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베리에이셔널은 지난 9월 전통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직접 가져오는 스왑(Swap) 상품을 출시했다. 브람 헤드는 “현재 베리에이셔널에는 약 555개의 시장이 있고 향후 수백 개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내년 말까지 약 1000개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통 금융 유동성 직접 연결…“일부 자산 비용 최대 30분의 1”

스왑은 전통 금융자산의 유동성을 가상자산 시장 안에서 재현하는 대신 미국 전통 금융 딜러 등으로부터 직접 가져와 온체인 거래에 연결하는 상품이다. 브람 헤드는 “전통 금융시장은 수십 년간 발전해 가상자산 시장보다 훨씬 크고 유동성도 풍부하다”며 “이를 가상자산 안에서 다시 만드는 대신 기존 유동성을 온체인으로 가져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자산과 거래 조건에서는 하이퍼리퀴드보다 거래 비용을 최대 30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람 헤드는 “100만달러 규모 포지션의 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 차이) 비용이 약 30달러에 불과할 수 있지만 하이퍼리퀴드에서는 수천달러가 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 차이는 자산과 주문 규모, 거래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베리에이셔널이 스왑 출시 당시 공개한 별도 비교에서는 300만달러 규모 US100(나스닥1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시장) 롱 포지션의 거래비용을 자사 스왑 150달러, 하이퍼리퀴드 프론트엔드의 TradeXYZ 시장 900달러로 제시했다.

스왑은 출시 약 한 달 만에 베리에이셔널 거래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브람 헤드는 “현재 스왑 시장에서 하루 약 15억~20억달러의 거래량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체 거래량의 약 절반이 스왑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거래 수수료 ‘0’…스프레드가 수익원

사업 모델도 일반적인 거래소와 다르다. 베리에이셔널은 별도의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신 여러 시장에서 확보한 가격과 이용자에게 제시하는 가격 사이의 스프레드에서 수익을 얻는다.

브람 헤드는 “우리의 수익은 기본적으로 스프레드에서 발생한다”며 “여러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해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작은 스프레드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개별 거래소의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지 않고도 여러 시장의 유동성을 바탕으로 제시된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에는 창업진의 마켓메이킹 경험이 반영됐다. 브람 헤드에 따르면 공동창업자 루카스 슈어만(Lucas Schuermann)과 에드워드 유(Edward Yu)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만나 2017년 마켓메이킹 회사를 창업했으며, 이후 회사를 매각한 뒤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베리에이셔널을 구축했다. 여러 시장에서 가격을 확보하고 거래 상대방 위험과 재고를 관리해온 경험을 거래 구조에 적용하면서, 별도 수수료보다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모델을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트레이더 수준 높아…신제품 시험하기 좋은 시장”

베리에이셔널은 한국을 주요 시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브람 헤드는 “한국 트레이더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험을 갖고 있고 이미 가상자산 거래에도 익숙하다”며 “스왑과 같은 새로운 제품과 기능을 시험하기에 매우 좋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이용자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익숙하고 거래도 매우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베리에이셔널은 KBW 기간 국내 커뮤니티와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과도 접촉했다.

브람 헤드는 “구체적인 거래소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 있는 거래소들과 만나 베리에이셔널을 알리고 서로의 제품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갑 없이 간편 로그인…트레이딩 API도 준비

베리에이셔널이 해결하려는 또 다른 과제는 온체인 거래의 높은 진입장벽이다. 현재 탈중앙화 플랫폼을 이용하려면 스테이블코인을 확보하고 자산을 브릿지한 뒤 개인키와 지갑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일반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복잡하다.

브람 헤드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효율적이기 때문이지 이용자가 가상자산의 복잡한 과정을 모두 알아야 하기 때문은 아니다”며 “가상자산 트레이더뿐 아니라 누구나 베리에이셔널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갑 인프라 기업 프리비(Privy)와 협력해 이메일 기반 간편 로그인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후 신용카드나 은행 송금을 통한 법정화폐 온램프도 추가할 계획이다. 브람 헤드는 “신용카드나 은행 송금을 통해 자금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을 4분기(Q4), 연말 이전 도입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기 제품 로드맵의 최우선 과제는 트레이딩 API다. 브람 헤드는 “정교한 전략을 사용하는 트레이더나 기관은 프로그램 방식으로 거래하기를 원한다”며 “트레이딩 API는 현재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조만간 관련 내용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루 약 1시간 거래가 중단되는 스왑 시장도 향후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갑이나 개인키, 스테이블코인을 의식하지 않고 가상자산부터 주식·원자재까지 하나의 모바일 앱에서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브람 헤드는 “가상자산이든 전통 금융자산이든 원하는 것을 한곳에서 거래하고, 별도 거래 수수료 없이 경쟁력 있는 체결 가격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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