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이강일 의원 주최, 핀산협 주관∙∙∙사프링크∙솔라나 대표 등 발제
“신기술 발전, 금융서비스 편의∙효율성↑∙∙∙입법∙정책 반영 노력”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온체인 전환이 제도권 안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과거 가상자산을 기존 금융과 분리된 영역으로 바라보던 데서 벗어나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전통 금융의 상품과 인프라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클래리티법 입법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이 기존 권한을 활용해 관련 규칙을 구체화하면서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의 제도권 진입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한국 역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온체인 금융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이강일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산업협회(KORFIN)가 주관한 세미나가 28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블록체인 위 금융의 미래 – 글로벌 온체인 금융 전환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샤프링크 조셉 샬롬 공동대표와 솔라나 정책 연구소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이강일 의원은 “새로운 기술 발전이 금융서비스의 편의와 효율을 높이고 이용자가 안심하고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활용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금융혁신의 핵심”이라고 운을 떼며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대안이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과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조셉 샬롬 공동대표는 ‘제도가 열리자 자본이 움직였다: 미국 제도권 금융의 온체인 전환’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2년간 블랙록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경험을 공유하며 과거∙현재∙미래 관점에서 앞으로 바라볼 금융시장의 모습을 전했다. 먼저 그는 제도권 금융이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 때 지켜야 할 네 가지 원칙으로 ▲수탁자 의무 ▲리스크 관리 ▲투명성을 통한 기관 신뢰 ▲규제당국과의 소통 등을 제시했다.
샬롬 대표에 따르면 블랙록은 2018년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 3년간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해 금융상품을 구축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후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서비스의 결제망(Payment Rails)이 되리라 보고 2022년부터는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에 투자했다.
디지털자산을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 분리하지 않는 작업도 추진했다. 코인베이스와 시스템을 연결해 가상자산을 다른 자산군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규제당국과 협의해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를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 감시와 현금 투자∙환매, 규제받는 수탁기관을 통한 자산 분리보관, 보유자산 일일 공시 등을 도입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화 금융상품도 선보였다. 온체인 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퍼블릭 이더리움에서 규제 증권 형태의 미국 국채 펀드 ‘비들’(BUIDL)도 선보였다.
샬롬 대표는 “지금은 미국 제도권 금융의 디지털자산 진입 과정에서 규제당국과 시장의 지속적인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혁신을 촉진하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규제 방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규제당국이 과거의 실수와 사기에 너무 집중하면 미래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과거를 바라보는 것과 미래를 바라보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것”을 조언했다.
샬롬 대표는 향후 금융산업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온체인 금융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리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AI 에이전트가 개인의 금융생활을 관리하는 시대가 오리라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금융 인프라가 대형 금융회사나 빅테크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 설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과거 제조업과 금융, 문화와 혁신 수출에서 성과를 이뤘던 것처럼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도)세계적인 리더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회사와 블록체인업계, 규제당국 사이의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대표는 ‘글로벌 금융의 온체인 전환: 무엇이 바뀌고 있으며, 각국은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하며 미국의 최근 가상자산 규제 변화를 소개했다.
앞서 의회 상원은 지난 16일 클래리티법을 본회의 심의 안건으로 채택하기 위한 표결을 진행했지만, 공식 최종 표결에서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 등 5개 유형으로 구분하며 법적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해 움직였다.
SEC는 지난달 20일 ‘가상자산 규제안’(Regulation Crypto Assets)을 발표하며 토큰 프로젝트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지, 증권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했다.
클래리티법이 규제 의무를 줄이는, 이른바 ‘통제 기준’을 적용했다면, SEC의 규제안은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약속한 일을 이행했는지가 기준이다.
화이트하우스-레빈 대표가 특히 주목한 것은 ‘토큰화 증권’의 변화다. 그는 SEC가 미국 기업 주식을 토큰화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미국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규제 변화”라고 평가했다.
CFTC 역시 기존 권한을 활용해 가상자산의 제도권 금융시장 편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CFTC가 규제하는 선물거래소에서 가상자산 현물 거래가 가능해진 데다 시범사업을 통해 비트코인∙이더리움, USDC를 파생상품시장의 담보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도 화이트하우스-레빈 대표는 “의회의 입법 없이는 해결하지 어려운 영역도 여전하다”고 강조하며, “탈중앙화금융(디파이)는 더욱 풀기 힘든 영역”이라고 지목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에는 이화여대 경영학과 채상미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법무법인 세종 황현일 변호사, 스테이블코인협의회 서병윤 협의회장, 한화투자증권 이태오 과장, 코스콤 김완성 부서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