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 협상 중 상폐 사유 발생…10월 분수령
채권자 설득·거래소 심사 ‘두 관문’ 넘어야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환헤지 채무를 줄이며 유동성 부담을 낮췄지만, 이번에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 영업권 손상은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 회계 처리지만, 외부감사인이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내면서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협상과 상장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알리츠는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제이알리츠의 이의신청 기한은 다음 달 19일까지다.
외부감사인 한울회계법인은 제이알리츠의 올 상반기 연결·별도 재무제표에 대해 모두 의견거절을 표명했다.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다. 회계법인이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 셈이다.
실적도 크게 뒤집혔다. 제이알리츠는 외부감사 결과를 반영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기존 249억원 흑자에서 1007억원 적자로 정정했다. 장부에 무형자산으로 잡혀 있던 영업권 1256억원을 전액 손상 처리한 영향이다.
영업권 손상은 실제 현금이 새로 빠져나가는 비용은 아니다. 과거 사업결합 과정에서 인식한 자산의 장부가치를 낮추는 비현금성 회계 처리다. 제이알리츠 측도 “회계상 결손이 반영되지만 영업권 손상은 과거 사업결합 과정에서 인식된 자산의 장부가치를 조정하는 비현금성 회계처리”라며 “현재 진행 중인 ARS 절차와 채무변제계획 실행 재원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금 유출 여부와 별개로 시장 신뢰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제이알리츠는 올해 4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뒤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캐시트랩, 공모사채 기한이익상실, 환헤지 정산금 부담에 이어 감사의견 거절까지 겹치면서 정상화 불확실성이 회계적으로도 드러난 것이다.
제이알리츠는 최근 환율 하락으로 환헤지 채무 부담을 크게 줄였다. 회생절차 개시 신청 당시인 4월 환율 기준 환헤지 관련 총 채무는 약 1650억원이었으나, 유로·달러 환헤지 일부 조기종료 이후 잔여 환헤지 채무는 약 443억원으로 감소했다.
환헤지 부담 완화가 곧바로 정상화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캐시트랩은 여전히 지속된다. 캐시트랩은 현지 자산에서 발생한 임대료 등 현금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대주단 통제 계좌에 묶이는 구조다. 환헤지 채무가 줄어도 배당 재원과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향후 분수령은 다음 달 중순으로 거론된다. 제이알리츠의 ARS 협의기간이 다음 달 14일까지 연장되면서다. 제이알리츠 측은 채권자들에게 변제계획안을 제시하고 사채권자집회 등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ARS 졸업과 재무구조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상장폐지 절차 대응도 병행해야 한다. 제이알리츠는 다음 달 19일까지 이의신청과 개선계획 제출을 진행하고, 재감사 또는 차기 사업연도 감사를 통해 감사의견 거절 사유 해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ARS 협상이 성사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취하하더라도 감사의견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유지 리스크는 남는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영업권 손상은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비용이지만, 감사의견 거절은 회사의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채권자 변제안과 ARS 졸업 여부뿐 아니라 상장 유지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