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MiCA 시행 3개월, 등록 은행 수 2배↑∙∙∙은행권, 영향력 확대

기사 듣기
00:00 / 00:00

지난 7월 EU MiCA 시행, 등록 CASP 4곳 중 1곳이 ‘전통은행’
비은행권, 가상자산 시장 내 절대적 규모에도 전통 은행권 빠른 속도로 증가
EU 주요국 은행, ‘키발리스’ 출범으로 유로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
“국경 넘어 원활한 거래 위해 계속해서 지원할 것”

지난 7월 EU의 MiCA 시행을 계기로 유럽 은행권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MiCA에 등록된 은행 수는 물론 전체 CAS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특히 독일에서는 대형 상업은행부터 주립은행, 협동조합∙저축은행까지 디지털자산 수탁∙거래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은 개별적인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온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MiCA가 규제 불확실성을 낮추면서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 중심이던 유럽 시장에서 전통 금융기관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미지=챗GPT)

EU 은행 수 40→80개 두 배 이상 증가

미국 코인텔레그래프는 18일(현지시각) 유럽 전통은행 4곳 중 1곳이 유럽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CASP) 명단에 등록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공개한 MiCA 등록 데이터 분석 결과, 유럽연합(EU) 가상자산시장법(MiCA)에 따른 CASP 명단에 등록된 전체 은행 수는 6월 26일 40여 곳에서 9월 16일 80여 곳으로 3개월 만에 두 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CASP는 243곳에서 349곳으로 약 44% 늘었다.

시장 구성도 달라졌다. 비은행권이 여전히 가상자산 시장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MiCA에 등록된 CASP 4곳 중 1곳이 전통은행이라는 점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한 전통 은행권이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코인텔레그래프는 은행과 기존 CASP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MiCA 시행으로 은행은 별도의 절차를 통해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일반 가상자산 사업자는 CASP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은행권은 MiCA 제60조에 따라 가상자산 서비스를 처음 제공하기 최소 40영업일 전에 관할 규제기관에 필요한 정보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통지 절차를 통해 은행은 CASP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독일 중심 EU 은행권, 가상자산 시장 진출 ‘활발’

최근 독일을 중심으로 EU 은행권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는 지난 16일 유럽 내 기관∙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올해 안에 안전하고 규제된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새로운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는 고객의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며 제3자에게도 이전할 수 있다. 고객을 대신해 지갑과 개인키도 관리한다. 고객은 자체 수탁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기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비롯해 서클(USDC), 이유알코인(EURC), 올유니티 EUR(EURAU) 등 일부 스테이블코인과 전자화폐 토큰을 지원한다. 추후 고객수요, 은행의 토큰화 금융상품, 위험관리 및 규제 절차에 따라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도이체방크 외에도 코메르츠방크는 2023년 디지털자산 수탁 라이선스를 확보했고, 이후 기관∙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디지털자산의 보관∙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도이체 뵈르제 산하 크립토파이낸스 등과의 협력을 통한 디지털 인프라도 구축했다.

이듬해 4월에는 독일 최대 연방은행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립은행(LBBW)이 비트판다와 제휴를 맺고 기관 수탁 플랫폼을 구축해 가상자산 수탁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독일 협동조합 은행권의 움직임도 뚜렷하다. 중앙조합은행 DZ뱅크는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청(BaFin)으로부터 가상자산플랫폼 ‘마인크립토’(MeinKrypto) 운영을 위한 MiCA 관련 승인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개별 폴크스방크, 라이파이젠방크 등이 필요한 통지 절차를 거치면 자체 고객에게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슈파카센도 올해 하반기 데카뱅크로부터 지원을 받아 주요 디지털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하 IT 서비스 법인 ‘피난츠 인포마틱’(Finanz Informatik)가 관련 플랫폼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EU 은행 12곳 ‘키발리스’ 출범

이 같은 추세는 독일을 넘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EU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각국 주요 은행은 블록체인∙가상자산 기반 금융서비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앞서 네덜란드 ING, 이탈리아 유니크레티드와 방카셀라, 스페인 카이샤뱅크, 덴마크 단스케방크,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은행, 벨기에 KBC, 스웨덴 스칸디나비아 은행(SEB), 독일 데카뱅크 등 9개 은행은 지난해 9월 컨소시엄을 결성했고, 같은 해 12월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합류하면서 네덜란드 기반 유로 스테이블코인 합작법인 ‘키발리스’(Qivalis)를 출범시켰다. 올해 초에는 독일 DZ 방크와 스페인 BBVA 합류로 총 12개 은행이 참여하는 체제가 완성됐다. 지난 5월에는 유럽 15개국 25개 신규 은행이 한꺼번에 합류하면서 총 37개 은행으로 컨소시엄이 크게 확대됐다.

키발리스는 MiCA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기관투자자급의 안정적인 온체인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현재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의 전자화폐기관(EMI) 인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유로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위해 규제당국과의 지속적인 협의, 운영 준비, 기술 구현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키발리스 얀올리버 셀 초대 CEO는 출범 당시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통화 자율성을 의미한다”며 “유럽 은행 컨소시엄이 지원하는 유로 스테이블코인 출시는 유럽 디지털 상거래 및 금융 혁신에 있어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키발리스 출범은)유럽 기업과 소비자가 자국 통화로 온체인 결제 및 디지털자산 시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며 “유럽과 전 세계 핀테크 기업, 중소기업, 소비자가 유로화에 대한 안정성과 신뢰를 유지하면서 국경을 넘어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키발리스 감독위원회 하워드 데이비스 위원장은 “유럽이 경제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자산 인프라가 필수”라며 “이는 단순히 결제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보호와 금융 안정성, 규제 준수 등 유럽의 가치가 차세대 디지털 화폐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