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검증형 인텔리전스 강조…미국 이어 국내 주식 데이터 확장 계획
포필러스 리서치 자동화·비트고 기관 인프라 제시…“AI·디지털자산 결합 가속”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거래소 서비스와 리서치, 기관 인프라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단순한 정보 생성보다 실시간 데이터를 연결하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서프(Surf AI)는 1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AI for Digital Asset Summit’을 열고 빗썸, 포필러스(Four Pillars), 비트고(BitGo)와 디지털자산 산업의 AI 활용 및 기관 인프라 구축 사례를 공유했다.
라이언 리(Ryan Li) 서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개회사에서 “장기적으로는 크립토가 모든 자산 거래를 뒷받침하는 기본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온체인 데이터가 늘어나고 금융 분석이 복잡해질수록 AI를 활용한 인텔리전스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이용자는 60만명 이상이며 국내 이용자는 약 5만명이다.

서프 “AI 핵심은 검증”…빗썸 AI 적용·국내 주식 데이터 확장
박서현 서프 한국 총괄은 금융기관의 AI 도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성능이 좋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검증, 서비스 적용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괄은 “금융시장의 문제는 정보가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고 흩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가격은 거래소에, 온체인 움직임은 블록체인에, 프로젝트 정보는 문서와 공시에, 시장 반응은 소셜과 뉴스에 있다”고 말했다.
서프는 현재 40개 이상의 블록체인과 200개 이상의 데이터 소스를 연결해 시장·온체인·뉴스·소셜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빗썸과 공동 개발한 ‘빗썸 AI’에는 △AI 종목시그널 △AI 종목분석 △AI 데일리시황 △AI 추천질문 등이 적용됐으며, 서비스별로 데이터를 30분 또는 1시간 단위로 갱신하고 원천 데이터와 결과를 대조하는 검증 절차도 마련했다.
박 총괄은 “좋은 AI는 절대 틀리지 않는 AI가 아니라 틀린 결과가 사용자에게 도달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프는 최근 미국 주식과 토큰화 주식 데이터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향후 국내 주식 데이터도 서비스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빗썸 “다음은 ‘나를 아는 AI’”
김윤기 빗썸 트레이딩연구소실장은 범용 AI와 거래소에 적용되는 AI의 차이로 실시간 데이터와 검증 가능성을 꼽았다.

김 실장은 “범용 AI는 언어는 이해하지만 시장을 이해하지는 못했다”며 “답변이 몇 분 전 온체인 데이터에 기반한 것인지, 뉴스에서 나온 것인지, 과거 학습 데이터에서 나온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이에 따라 모든 답변이 자사 마켓 데이터와 검증된 외부 데이터에서 출발하도록 하고, 원본 데이터와 AI 결과를 대조하는 검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다음 단계는 시장을 읽는 AI에서 ‘나를 아는 AI’로의 확장이다. 김 실장은 보유자산을 분석해 섹터 편중이나 변동성 노출을 진단하고, 매매 내역을 통해 진입·청산 시점과 보유기간, 손익 패턴을 분석하는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심 종목과 보유 종목의 변화를 개인에게 맞춰 전달하는 ‘개인화 시그널’도 구상하고 있다.
김 실장은 “AI는 예측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판단에 도달하는 방식을 바꾼다”고 말했다.
포필러스 “AI로 생산성 높여도 완전 자동화는 어려워”
포필러스는 AI를 리서치와 밸리데이터 운영 등에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허시원 포필러스 리서처는 “AI 도입으로 리서치 생산성이 두세 배가량 향상됐다”면서도 “완전한 자동화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포필러스는 텔레그램 등 여러 채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리서치 주제를 발굴하고 AI를 팩트체크와 주장 검증에 활용하고 있다. 허 리서처는 정보 수집과 정리는 AI로 상당 부분 효율화할 수 있지만 논지 설정과 인사이트 도출, 최종 품질 검증에는 여전히 연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트고 “기관은 규제 확정 전부터 준비해야”
비트고는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을 위해 규제 확정 이전부터 내부 통제 구조와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현 비트고코리아 이사는 “시장 질문이 ‘디지털자산을 할 것인가’에서 ‘어떤 통제 아래 누구와 할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며 “지금부터 준비한다는 것은 비트코인을 미리 사자는 것이 아니라 내부 의사결정과 통제 구조를 만들어 두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관용 커스터디 역시 단순 자산 보관이 아니라 거래 권한과 승인 절차, 한도 관리, 컴플라이언스, 감사까지 포함하는 인프라라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사람의 주의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조직의 원칙을 강제하는 것이 기관형 디지털자산 인프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탁 사업자를 선택할 때 규제·라이선스와 보안뿐 아니라 실제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어느 정도 규모에서 운영해 왔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거래소 서비스와 리서치, 기관용 수탁까지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에서 AI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특히 단순한 AI 모델 경쟁보다 데이터의 신뢰성과 검증,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중요하다는 데 발표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