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자 사망 경위 여전히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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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포렌식이 열쇠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서 실종된 지 석 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장미란 씨의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시신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망 시각과 경위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손수호 변호사는 31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 씨 사망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과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짚었다.

경찰이 타살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는 시신과 소지품 상태다. 시신 주변과 주머니에서 휴대전화와 전자담배가 발견됐고 장 씨가 착용했던 머리띠와 금팔찌, 반지, 슬리퍼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설골을 제외한 골절 등 특이 외상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손 변호사는 경찰청 훈령인 변사사건 처리지침에 따라 “범죄 관련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배제될 때까지 사인과 사망 경위를 수사하도록 한다”며 “경찰도 여전히 최선을 다해서 사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씨의 사망 시각은 집을 나선 5월 12일 밤에서 이튿날 새벽 사이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신이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직장 온도와 시반, 위장 내용물 등을 이용한 일반적인 사망 시각 추정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통화 기록과 휴대전화 신호 등 전후 사정을 종합해 사망 시점을 추정하고 있다.

장 씨가 야자나무 가지에 걸린 끈에 의해 목 부위가 압박된 상태로 발견됐다는 경찰 판단도 아직 확정된 결론은 아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은 목 부위 압박에 따른 사망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수준이다.

장 씨가 앉아 있는 듯한 자세로 발견된 점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지만, 손 변호사는 신체 일부가 바닥이나 다른 물체에 닿은 상태에서도 목 부위 압박으로 사망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끈은 장 씨가 숙소에서 가져온 본인 소유 물품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실험을 통해 야자나무 가지가 장 씨의 체중을 견딜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가지의 강도와 나무 사이 공간 등을 둘러싼 의문은 남아 있다.

국과수 부검에서 확인된 설골 골절 역시 사망 방식을 판단할 결정적인 근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손 변호사는 관련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설골 골절만으로 사망 방식을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과수도 설골은 매우 얇은 뼈라고 했다”며 “부패 과정에서 골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향후 수사에서는 장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휴대전화에서 지인과 주고받은 메시지나 메모, 검색 기록 등이 확보될 경우 당시 장 씨의 행적과 심리 상태를 추정할 단서가 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제기된 장기 밀매나 성범죄, 교통사고 후 시신 유기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나 단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게 아니라 문제가 계속 유지되기 위한 가설을 또 만들고 또 만드는 것 같아서 유족들이 이걸 바랄지 잘 모르겠다”며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커진 배경에는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부 경장이 장 씨 가족을 속이고 전산을 허위로 처리한 일이 있다. 부 경장은 전날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상태다. 손 변호사는 “경찰이 자초한 일”이라며 “경찰이 스스로 풀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수사 결과에 유족이 이의를 제기하면 변사사건심의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 유족의 이의가 없더라도 경찰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 검찰도 부 경장 사건을 넘겨받으면 직접 보완수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신고 허위 종결 등 부실 대응 속에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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