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윤은기의 X경영] AI 시대와 질문의 기술, 스무고개를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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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사유통해 정답 찾아가는 길
AI가 가져온 ‘속도의 경제’ 극대화
인문학 통찰력이 곱셈 시너지 창출

“인간은 질문하고 AI는 답한다.”

생성형 AI가 보급되면서 인간에게는 ‘질문의 기술’이 중요해졌다. 질문의 방법이나 수준에 따라 답의 우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나는 스무고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스무고개란 무엇인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온 가족이 귀를 기울이던 시절,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던 놀이가 스무고개다. 질문자가 스무 번의 질문을 던지고, 출제자가 대답하며 정답을 유추해 내는 흥미로운 ‘지적 게임’이다.

놀랍게도 초고속 AI가 인류의 지적 노동을 대체해 나가는 지금, 이 아날로그적이고 고전적인 지적 놀이의 철학이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스무고개의 기원은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하던 실내 놀이인 ‘트웬티 퀘스천스(Twenty Questions)’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40년대 미국의 라디오 퀴즈쇼로 제작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놀이가 국경과 문화를 초월해 보편적인 지적 문화로 자리 잡은 이유는 명확하다. 인간 본연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광활한 미지의 영역에서 논리적 사유를 통해 진실의 범위를 좁혀가는 ‘지적 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스무고개의 본질은 단번에 정답을 맞히는 요행이나 직관에 있지 않다. 핵심은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다. 처음에는 “살아있는 생물입니까?”와 같은 거시적이고 포괄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고개를 하나씩 넘을수록 역사,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맥락을 짚어가며 “역사책에 등장하는 인물입니까?”처럼 질문의 해상도가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뼈저린 교훈을 얻는다. 정답 자체보다, 정답에 다가가기 위해 ‘질문의 수준을 진화시키는 통찰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챗GPT나 제미나이(Gemini)라는 지적 거인(巨人)을 일상에서 마주하고 있다. AI는 과거 수십 일이 걸리던 데이터 분석과 문서 작성을 단 몇 초 만에 압축해 내며 우리에게 ‘속도의 경제’를 선물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범하는 치명적 오류가 있다. AI를 단순한 지식사전이나 검색창처럼 대한다는 것이다.

단답형으로 한 번 묻고 뻔한 대답을 얻는 데 그치는 사람은 AI 시대의 명백한 ‘하수(下手)’다. 질문이 빈약하고 평면적이면,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빈약하고 기계적인 대답만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려면, AI를 상대로 거대한 ‘스무고개’를 시작해야 한다. 첫 답변에 안주하지 않고 그 이면의 한계, 숨겨진 전제,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스무 번쯤 집요하게 파고드는 ‘꼬리물기식’ 기술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철학, 역사, 예술, 기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르네상스적 지식인, 즉 ‘폴리매스(Polymath)’의 시각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하여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질문을 던질 때, 인간의 깊은 사유와 AI의 방대한 데이터는 비로소 단순한 지식의 덧셈(+)을 넘어 경이로운 ‘곱셈(×)’의 시너지를 창출해 낸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 처리 능력을 압도하는 시대, 인간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을 아는가’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로 완전히 이동했다. 질문이 멈추는 순간, 우리의 생각도 멈추고 발전도 멈춘다. 지금 단답형 질문 대신 스무고개 질문법을 활용하라.

거대한 AI라는 파도 앞에서, 당신의 질문은 지금 ‘몇 번째 고개’를 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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