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플라스틱 감축량, 민간 3자 협약으로 ‘탄소배출권’ 만든다… 27일 3자 업무협약 체결
-KTR 검증 기반 협회 저탄소제품 인증서 발급

정부의 자발적 탄소시장(VCM) 육성 정책에 발맞춰 기후테크 기업들이 친환경 플라스틱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검증하고 이를 거래 가능한 탄소배출권으로 전환하는 협업 모델을 내놨다.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 에코민(대표이사 김호민), 한국탄소배출권산업협회(이하 협회, 회장 김동열), 기후핀테크 전문기업 후시파트너스(공동대표 이행열·조성훈)는 27일 '친환경 플라스틱 저탄소 검·인증 및 감축 사업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 기관은 에코민이 초기 양산 중인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의 탄소감축 효과를 검증해 협회 저탄소제품 인증서를 발급하고 이를 자발적 탄소시장(VCM) 및 국내 외부감축사업(KOC) 배출권으로 연계하는 전 과정을 공동 추진한다. 나아가 자발적 시장에서 축적한 방법론과 실적을 바탕으로 규제 배출권시장(CCM, K-ETS)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에코민은 실증 대상 제품의 개발과 양산물량, 전과정 데이터를 제공한다. 협회는 전략적 파트너인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저탄소 검증 및 인증 관리를 담당하고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협회 저탄소제품 인증서를 발급한다. 후시파트너스는 검증된 감축량을 토대로 VCM 방법론 개발과 배출권 발행을 추진하고 수요기업 발굴과 탄소자산화를 담당한다.
에코민의 친환경 플라스틱은 동물성 유지를 원료로 활용해 나프타 기반 석유계 원료를 대체하고 사용 후에는 생분해되도록 설계됐다. 감축 효과가 원료 대체 단계와 폐기 단계 양쪽에서 발생하는 구조여서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감축량을 정량화할 수 있다는 것이 협약 당사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친환경 소재 기업은 '기술은 있으나 감축량을 값으로 환산하지 못한다'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시험검증은 시험기관이, 감축량 산정은 컨설팅사가, 거래는 또 다른 주체가 맡는 분절 구조 탓에 중소기업이 감당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은 검증–인증–방법론–배출권–판매로 이어지는 사슬을 민간 주체들이 하나로 묶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개별 인증 사례와 구별된다.
협회는 감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자체 감축 실적을 배출권으로 발행하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검증, 인증 인프라는 제공하는 것을 본연의 역할을 삼고 있다. 회원사가 기후테크 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이 아닌 비할당 기업의 자발적 탄소시장 진입 경로를 지원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인증은 협회가 검증, 인증 체계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첫 사례로, 검증기관과 감축 기술 기업, 배출권 전문기업을 연결하는 얼라이언스로 참여 기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상은 ▲지자체 종량제 봉투 ▲반도체 패키징 비닐 ▲농가용 멀칭 비닐 등 3종이다. 세 품목은 사용 후 회수와 선별이 어렵거나 소각·매립으로 처리되는 난분해성 플라스틱 적용 분야다. 공공조달(종량제 봉투), 첨단 제조 공급망(반도체 패키징), 1차 산업 현장(멀칭 비닐) 등 서로 다른 수요처를 대상으로 소재 전환에 따른 감축 효과를 검증한다는 것이 협약 당사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협약은 정부가 추진 중인 자발적 탄소시장 정책과도 연계된다. 기획예산처는 올해 4월 27일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조성 방향’을 발표하고 자발적 감축실적의 발행·유통·소각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제도 마련과 한국거래소 내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민관 얼라이언스 사무국은 대한상공회의소가 맡고 있으며 대기업과 금융기관, 기후기술 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밝힌 이 정책의 핵심 취지 중 하나는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이 아닌 비할당 기업, 즉 중소·중견기업의 감축 활동을 새로운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협약 당사자들은 "친환경 소재 기업과 배출권 전문기업이 손을 잡아 실제 배출권이 발행되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책 기조에 힘을 보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번 협약을 정부 VCM 육성 정책의 민간 실행 사례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전했다.
3자는 1단계로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한 VCM 방법론 개발과 크레딧 발행에 집중하고, 정부와 얼라이언스가 마련 중인 방법론 체계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와 검증 이력을 토대로 규제 배출권시장(CCM)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발적 시장에서 방법론과 실적을 먼저 확보해 향후 제도권 시장의 요건이 구체화될 경우 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소재 전환형 감축 방법론은 국내에서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분야다. 플라스틱 소재를 전환하는 방식의 감축은 원료 조달부터 생산,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해야 해 방법론 설계가 복잡하다. 3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관련 방법론을 구축하고 향후 유사한 소재 및 포장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호민 대표이사는 "생분해 기술의 가치는 실험실 데이터가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된 감축량으로 증명된다"며 "제도를 기다리지 않고 지금 양산되는 제품에서 데이터를 쌓아, 고객사와 지자체가 감축 효과를 스스로 공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번 협약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열 회장은 "친환경 소재의 감축 효과는 원료 조달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따져야 하는 만큼 검증의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략적 파트너인 KTR의 검증을 거쳐 협회 저탄소제품 인증서를 발급하고 이를 방법론과 연결해 배출권으로 이어지는 표준 경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행열 대표이사는 "자발적 탄소시장은 제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만들어 가는 시장"이라며 "VCM에서 방법론과 실적을 먼저 확보하고 제도권 시장까지 확장해, 비할당 기업에게 감축이 곧 매출이 되는 구조를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