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섬세한 테러'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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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팀장은 어제 올라온 보고서의 글자 크기와 줄 간격부터 지적한다. 기획의 방향성보다 폰트가 먼저 도마에 오르고, 결재는 서너 차례 반려된다. 얼핏 ‘섬세한 리더십’처럼 보이지만, 팀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기를 포기하고 팀장이 원할 법한 답부터 추측하기 시작한다.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흔히 개인의 성격 문제로 치부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세세한 통제에 집착하는 리더의 다수는 실적 압박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통제’라는 형태로 해소하고 있을 뿐이다. 결과로만 평가받는 리더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 즉 부하 직원의 행동을 관리함으로써 불안을 잠재우려 한다. 문제의 뿌리는 리더의 성격이 아니라, 그 불안을 만들어낸 성과관리 구조에 있는 경우가 많다.

치명적인 것은 악순환의 덫이다. 사소한 실행까지 매번 승인받아야 하는 조직에서 구성원은 ‘지적받지 않는 법’을 익히며 스스로 판단하기를 멈춘다. 그런 팀원의 모습을 보면서 리더는 ‘역시 내가 일일이 챙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릇된 확신을 굳히고 통제를 강화한다. 능력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잃은 조직은 침묵 속에 서서히 정체된다. 이 침묵을 가장 견디지 못하는 것은 조직에 가장 필요한 에이스들이다.

생성형 AI가 복잡한 데이터 분석과 보고서 초안 작성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시대다. 지금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빨간펜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고 판을 깔아준 뒤 손을 놓아야 할 때를 아는 것이다.

경영진은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성과관리 체계가 리더를 불안으로 몰아가고 있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 그리고 리더의 통제 행동이 업무상 상당성을 벗어나 구성원에게 고통을 주고 있지 않은지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디테일에 강한 리더는 조직의 자산이지만 그 디테일이 성과가 아니라 사람을 겨눌 때는 반드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 ‘의인불용 용인불의( 疑人不用 用人不疑).’ 미덥지 않으면 쓰지 않고, 일단 썼다면 의심하지 않는 것이 인재 경영의 원칙이다. 리더 개인을 다그치기 전에, 그를 의심하게 만드는 평가 구조부터 되짚어보아야 한다.

이소라 노무법인 정상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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