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카톡 집중·X는 계열사 투자…2030년 성장목표 제시

카카오가 AI 사업과 계열사 관리·투자 기능을 두 회사로 분리하고 그룹 차원의 협의 조직인 CA협의체를 없애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카카오X를 별도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각 독립 경영에 나서는 구조다.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해온 데 이어 중앙집중형 관리 체제까지 걷어내며 ‘두 개의 엔진’ 체제로 전환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고 CA협의체를 해체한다.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분할된 두 회사의 주식을 분할비율에 따라 모두 배정받는 방식이다. 분할 이후 두 회사는 각각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된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 사업을 담당한다. 카카오톡을 AI 서비스의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존 플랫폼 사업과 AI를 결합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관리와 미래 성장사업 발굴·투자를 맡는다. 사업회사와 투자회사의 역할을 분리해 각 영역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는 구조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인적분할 발표 당시 “카카오 본체의 경영자원이 상당 부분 중요한 일이 아닌 급한 일에 쓰였다”며 자회사 관리에 경영 자원이 집중돼온 점을 분할 배경으로 꼽았다.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해온 CA협의체도 사라진다. CA협의체는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투자와 경영쇄신 등 그룹 현안을 다루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분할 이후에는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각 사업 특성에 맞춰 전략과 투자 방향을 결정한다.
대표 체제도 나뉜다. 카카오AI 대표에는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X 대표에는 김 내정자가 각각 내정됐다. 카카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2030년을 목표로 각각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카카오AI는 매출 6조원 이상, AI 일간활성이용자(DAU) 2000만명 이상을 목표로 한다. 카카오X는 자체 2조3000억원과 자회사 보유분 4조1000억원 등 투자 재원을 활용해 가상자산·피지컬 AI·글로벌 팬덤 등 새로운 성장사업을 발굴하고 주요 사업 매출 10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분할은 최근 진행한 그룹 구조 정비의 연장선에 있다. 카카오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계열사 수를 줄여온 데 이어 사업과 의사결정 구조까지 분리한다. 성격이 다른 플랫폼 사업과 계열사 관리·투자를 독립시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독립경영 체제가 실제 의사결정 속도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지다. 계열사 정리에 이어 컨트롤타워까지 없애면서 복잡한 그룹 구조에서 발생했던 비효율을 얼마나 줄일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카카오는 분할 이후 합병 등을 동반한 추가 지배구조 개편이나 지주회사 전환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